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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엔비디아 탈출 가시화…Arm·브로드컴과 독립 가속 [인더AI]

김문기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오픈AI(OpenAI)가 브로드컴(Broadcom)과 손잡고 자체 설계한 인공지능(AI) 칩의 대규모 양산에 나선다.

오픈AI는 13일(현지시간) 오는 2026년 하반기부터 총 10기가와트(GW) 규모의 맞춤형 AI 가속기를 공동 개발·배치할 계획이다. 오픈AI가 직접 설계하고 브로드컴이 제조와 네트워킹을 맡는 구조로, 기존 엔비디아 GPU 중심의 의존도를 줄이고 독립적인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칩 협업을 넘어, 오픈AI가 하드웨어 생태계 전반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브로드컴은 가속기와 함께 이더넷·PCIe·광 통신 기술을 통합한 네트워크 스택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대규모 AI 클러스터를 구성한다.

협약에 따라 오픈AI는 직접 설계한 칩과 시스템을 브로드컴과 함께 최적화하며, 2029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순차 배치한다.

샘 올트먼(Sam Altman) CEO는 “우리가 모델을 통해 배운 지식을 칩 설계에 직접 반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며, AI의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한 ‘기반 인프라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주목받는 것은 Arm의 등장이다. 외신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오픈AI가 브로드컴과의 협력 프로젝트와 병행해 소프트뱅크 산하 Arm과도 협력 중이다. Arm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제어·연산 프로세서 혹은 시스템 인터커넥트(IP) 수준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Arm의 설계가 오픈AI의 맞춤형 AI 가속기와 결합된다면, 단순한 GPU 대체를 넘어 CPU–가속기 통합형 아키텍처가 형성될 수 있다. 이는 AI 서버의 처리 효율을 높이고, 확장성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접근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Arm을 중심으로 새로운 AI 칩 생태계 구상을 추진 중이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9월 도쿄에서 열린 투자자 간담회에서 “Arm은 AI 시대의 중앙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형 기술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시사했다.

오픈AI와의 연계는 Arm에게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Arm은 모바일 시장에서는 압도적이지만,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CPU 분야에서는 여전히 x86 진영인 인텔·AMD에 밀려 있다. 이번 협력은 Arm이 ‘서버급 AI 컴퓨팅’ 시장을 공략하는 본격적 시발점이 될 수 있다.

결국 이 일련의 흐름은 오픈AI가 AI 생태계에서 ‘칩 주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픈AI는 엔비디아의 H100과 B100 GPU를 대규모로 도입하며 학습 인프라를 운영했지만, 공급 부족과 비용 급등이 이어지자 내부 실리콘 설계팀을 확대하고, 파트너를 다변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즉 브로드컴과의 가속기 공동 개발, ARM 기반 CPU 협업, TSMC의 생산 협력이라는 삼각 구조는 엔비디아 중심 생태계에서 벗어난 독립형 AI 인프라의 출발점인 셈이다.

호크 탄(Hock Tan) 브로드컴 CEO는 “오픈AI와의 협업은 범용 인공지능(AGI)을 향한 여정의 분수령”이라며 “이더넷 중심의 개방형 네트워크와 맞춤형 가속기의 결합은 차세대 데이터센터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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