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주간 클라우드 동향/10월①] 국정자원 화재, 클라우드 전환보다 중요한 것은

이안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민간 클라우드로 옮긴다고 다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사업자만 달라질 뿐 제대로 된 복구 체계가 없다면 똑같은 사고가 반복됩니다.”

최근 만난 IT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 화재 사태를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부 전산망 수백 개가 멈춰 선 충격적 사건 이후 일부 업계에선 다시 한 번 ‘민간 클라우드 전환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현장 평가는 달랐습니다.

정부는 전소된 96개 핵심 시스템을 대구 민관협력형(PPP) 클라우드센터로 이전해 4주 내 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삼성SDS,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 CSP 3사가 참여하면서 민간 클라우드 활용 확대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과의 협력을 적극 검토하라”고 주문하면서 “민간 클라우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IT 업계 전반 시각은 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전산실이냐 클라우드냐의 문제가 아니라, 복구 체계와 운영 절차 부재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터센터 거점을 늘리거나 사업자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서비스 연속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핵심은 데이터 백업과 서비스 복구 사이 간극입니다. 데이터가 남아 있다고 해도 운영체제(OS), 애플리케이션, 인증체계가 맞지 않으면 서비스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번 복구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한 관계자는 “백업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실제 환경에서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재개될 수 있는지 검증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국정자원 일부 시스템은 컨테이너 기반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서 운영돼 왔습니다. 겉으로는 현대적 환경이지만 개발·운영 환경이 조금만 어긋나도 복구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자동화·표준화된 환경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전환 속도는 오히려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내 공공 정보시스템 상당수는 여전히 기관별 전산실에서 운영되고 있고,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도 더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업계는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것보다 “전환 과정에서 복구 준비가 전무하다”는 점을 더 큰 문제로 꼽고 있습니다. 민간 클라우드 자체가 만능 해결책처럼 비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이런 취약점이 단순히 인프라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 문화와 직결돼 있다는 점입니다. 재해복구(DR) 훈련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것은 대표적 사례입니다. 기관 입장에서는 정기 모의훈련이 곧 행정업무 중단으로 이어지고 인력과 비용 부담이 뒤따릅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은 서류 점검이나 제한적 리허설에 그치며 실제 위기 상황에서는 체계가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결국 이번 화재가 남긴 교훈은 분명합니다. 민간 클라우드 전환은 필요할 수 있지만, 그것이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재해복구 절차와 훈련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데이터센터 거점을 늘리거나 민간 자원을 빌린다고 해도 같은 사고는 반복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복구 중심 체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운영 경험과 정기적 훈련이 함께 구축돼야 합니다.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관련 소식입니다. 개별 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기사 제목을 검색하면 전체 내용을 읽을 수 있습니다.

◆메가존클라우드, 카카오스타일에 AI 컨택센터 구축=메가존클라우드가 패션·뷰티 플랫폼 기업 카카오스타일에 업계 최초로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 차세대 AI 컨택센터(AICC)를 구축했다. 클라우드 기반 AICC 도입으로 카카오스타일은 사용량 기반 과금 체계를 적용해 약 40%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이벤트·시즌 등 트래픽 급증 시에도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또한 아마존 커넥트(Amazon Connect)의 AI·머신러닝 기능을 활용해 음성·챗봇 IVR, 상담사 지원, 실시간 감정 분석 등 자동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고객 대기 시간이 줄고 상담 품질이 향상됐다.

◆국가AI전략위 'AI 인프라 혁신 TF' 띄운다..."전자정부 시대 마감"=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 대한 후속 대응으로 'AI인프라 거버넌스·혁신 TF' 구성을 추진했다. 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 이중 운영 체계 도입 지시에 따라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등을 공동 리더로 논의를 시작했다. 이번 TF는 정보통신 시설 조사와 더불어 AI 시대에 맞는 국가 디지털 인프라 구조 개선 방안을 체계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특히 행안부, 과기부, 국정원 등 기관별로 각기 다른 규제가 병존해 민간 클라우드 활용을 막고 사고 위험을 키웠다는 지적을 해결할 방침이다. 위원회는 단기·장기 대책 및 재발 방지책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11월까지 마련해 발표한다.

◆국정원, '국가망보안체계 보안 가이드라인' 정식판 공개=국가정보원은 공공 부문의 망분리 체계를 개선하고 생성형 AI 및 클라우드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국가망보안체계(N2SF) 보안가이드라인' 정식판(1.0 버전)을 공개했다. N2SF는 기존의 경직된 망 분리 정책 대신, AI·클라우드 등 신기술 활용을 지원하여 업무 PC에서 생성형 AI 및 외부 클라우드 사용, 무선랜(WiFi) 근무 환경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보안체계다. 국정원은 향후 현장 설명회 및 온라인 상담을 통해 N2SF 활용 정보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HN클라우드, 전소된 96개 핵심시스템 인프라 이전 사업자 선정=NHN클라우드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전소된 96개 업무시스템의 재설치를 위한 국유재산임대사업자로 선정됐다. NHN클라우드는 이번 계약 전 국가 클라우드 보안 기준 적합 인증을 취득했다. 국정자원은 장비 설치에 2주, 애플리케이션 이전 및 마이그레이션 등에 2주를 배정했으며, NHN클라우드는 할당 받은 상면에 '클라우드 인프라 환경 구축' 역할을 맡았다고 밝혔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