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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수진 엔씨AI CBO "AI는 창작자의 도구, 산업 전반 혁신 이끌 것"

이학범 기자

임수진 엔씨AI 최고사업책임자. [ⓒ엔씨AI]

[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AI는 창작자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을 증강시키는 도구입니다. 그 지위가 역전되는 일은 어렵다고 봅니다. 오히려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기존에 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게 될 겁니다."

지난 26일 일본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5(TGS 2025)'에서 만난 임수진 엔씨AI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이같이 밝혔다. 인공지능(AI) 기술은 게임 개발에 있어 보조적인 역할이지, 창작자를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 임 CBO의 견해다.

엔씨AI는 지난 28일 막을 내린 TGS 2025 현장에서 공식 부스를 열고 자체 개발 대규모 언어모델(LLM) '바르코'를 선보였다. 현장에서 게임 제작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들을 소개하는 한편, AI 기술이 가져올 게임 개발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 중에서도 엔씨AI의 대표 기술인 '바르코 3D'는 게임 개발의 가장 큰 병목 구간이었던 3D 모델링 작업 시간을 단축시키며 방문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르코 3D는 텍스트나 이미지 입력만으로 약 10분대에 메시와 텍스처가 완성된 3D 모델을 생성한다. 기존에는 전문 모델러가 며칠에 걸쳐 작업해야 했던 과정이다.

임 CBO는 "과거에는 간단한 아이디어를 모델링으로 구현하기까지 며칠이 걸렸지만, 지금은 하루 안에 여러 버전을 시험할 수 있게 됐다"며, "대부분의 현업 개발자들이 바르코 3D 활용으로 초기 제작 단계에서 3~5배 이상 빨라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TGS 기간에 맞춰 업데이트된 자동 리깅과 애니메이션 기능은 3D 모델을 즉시 게임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3D 모델의 관절을 자동으로 식별해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엔씨소프트에서 자체 제작한 모션캡처 애니메이션까지 제공한다.

임 CBO는 "최근 회사에서 진행한 공모전에서 바르코 3D만을 사용해 출품작을 완성한 팀이 수상권 내 절반 이상이었다"며, "대부분 학생 개발자임에도 전문 개발사에 견줄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라고 소개했다.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는 세부적인 기능도 마련됐다. '바르코 싱크페이스'는 음성 입력만으로 캐릭터의 입 모양, 표정, 감정 흐름까지 실시간으로 생성한다. 나아가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다국어 지원으로 각 언어와 문화권의 특성이 반영된 자연스러운 표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엔씨AI]

임 CBO에 따르면 바르코 싱크페이스의 핵심은 풍부한 데이터 학습에 있다. 엔씨AI는 자체 개발한 얼굴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해 오랜 기간 다양한 전문 배우들의 감정 연기를 체계적으로 수집했다. 이를 통해 분노, 기쁨, 슬픔 등 각 감정에 따른 얼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과 복합적인 뉘앙스까지 AI에 학습시켰다.

임 CBO는 "목소리의 톤, 강세, 속도와 같은 운율적 요소까지 반영해 발화 중 다채로운 표정 변화를 만든다"며, "해당 부분이 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자연스러운 결과를 만드는 중요한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엔씨AI만의 경쟁력은 엔씨소프트의 방대한 게임 데이터로부터 비롯됐다. 20년 이상 축적된 고품질 게임 데이터가 AI 모델 학습의 핵심 자산이 됐다는 설명이다. 임 CBO는 "유명 VFX 회사가 엔씨AI가 가진 데이터의 양과 질을 보고 부러워했다"며, "모델 고도화가 추가로 이뤄질 때마다 독창적인 매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단,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기되고 있는 개발자들의 일자리 우려에 대해 임 CBO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는 사운드 디자인 작업에서 AI가 만든 최고 수준의 사운드도 아직은 전문가가 제작한 소리에 비해 부족하다고 봤다. 또한 그 격차를 극복하는 난이도는 언어모델이나 비전모델의 발전보다 어려워, 엔씨AI는 단순 사운드 생성과 검색을 신속히 마치도록 도우며 창의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 중이다.

그는 "AI는 도구이지 창작자가 아니다"라며,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개발자들이 제작자로 거듭나고, 기존에 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인디게임 생태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엔씨AI는 AI 인재 양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생성AI선도인재양성사업'에 참여해 학생들에게 서비스와 API 권한을 제공하고, 엔씨AI 인턴십을 통해 실제 데이터와 GPU 인프라를 활용한 연구 기회를 제공한다.

임 CBO는 "미래 게임 분야 AI 인재 양성 모델은 산업 현장의 기술과 데이터를 교육 과정에 직접 활용하는 개방형 생태계가 될 것"이라며, "대학은 산업계의 최신 기술로 학생을 교육하고, 기업은 준비된 인재를 즉시 확보하며, 학생은 실질적인 경력을 쌓는 산학 상생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씨AI가 TGS 2025에 참가한 배경도 AI 기술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현지 교육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 CBO는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회사의 목표에 맞게 일본의 게임산업 유망주들과 함께하고 싶다"며, "현지 관계자들과 함께 다양한 협업 및 지원 등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엔씨AI는 올해 제품 안정화에 집중했지만, 내년부터는 게임 개발자들이 활동하는 주요 플랫폼과 생태계에 본격 연동을 추진할 방침이다. 플러그인, API의 장점을 활용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를 공개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임 CBO는 "개발자가 작은 아이디어나, 자신이 가진 강점 하나만으로도 게임을 완성하고 글로벌 무대에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누구나 손쉽게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생태계라는 엔씨AI가 그리는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학범 기자
ethic95@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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