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지스타, 성장의 길목에서 묻는 질문
[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개막이 다가오고 있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예전만 못하다. 글로벌 게임사뿐 아니라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불참으로 참가사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스타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오는 11월 13일 개막하는 '지스타 2025'가 3010부스(8월 31일 기준) 규모로 열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359부스 대비 349부스, 약 10% 감소한 수준이다. 최종 확정 규모는 아니라고 했지만, 넥슨·펄어비스·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게임사들이 불참하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직위는 개발자 컨퍼런스 '지콘(G-CON)'에 글로벌 스타 개발자들을 대거 섭외해 역대급 라인업을 갖췄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참가 기업과 일반 관람객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 중심의 행사가 축제 본질을 대신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글로벌 흐름은 다르다. 독일 '게임스컴'과 일본 '도쿄게임쇼'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이들 행사의 특징은 단순한 신작 홍보가 아니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관람객 발길을 붙잡았다. 게임스컴의 '레트로 & 패밀리 코너'에서는 부모 세대와 아이들이 함께 고전 아케이드를 즐겼고, 도쿄게임쇼 '패밀리 게임 파크'에서는 체험을 넘어 제작 과정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게임이 세대를 잇는 장이 된 셈이다.
반면 지스타는 '국제 게임 전시회'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하드코어 게이머와 업계 종사자 중심이다. 가족 단위로 즐길 프로그램은 부족하다. 일부 부스에서 아이들이 좋아할 콘텐츠가 출품되거나 이벤트가 열리지만, 전 연령층을 포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문제는 단순한 전시 규모 축소나 흥행 부진이 아니다. 게임을 문화로, 산업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본다면 지스타는 더 넓은 관객층을 향해야 한다. 업계 행사에 머무른다면 성장의 한계는 명확하다. 올해 지스타는 그 기로에 서 있다.
물론 전 산업군에 드리운 불황 속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가족 친화형 타이틀이나 콘텐츠를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 성과를 중시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시장에 선뜻 투자하기 어렵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다르다.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경험은 게임의 사회적 위상과 문화적 정당성을 높이는 자산이 될 수 있다.
지스타가 이런 코너를 도입한다면 당장은 미약해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문화축제로서 게임의 힘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진흥책과 산업 전반의 호황이 뒷받침돼야 하며, 게임쇼 자체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
국내 게임사들의 변화도 필요하다. '모두가 즐기는 게임'을 외치면서도 실제 신작은 특정 세대나 한정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세대를 연결하는 콘텐츠가 늘어날 때 진정성이 확보된다.
축제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기념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지스타에서 온 세대가 게임을 매개로 각자의 언어를 공유한다면,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진정한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때 비로소 국내 최대 게임쇼는 글로벌 무대에서 새로운 출발선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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