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 행정망 마비 사태…월요일 민원 창구 ‘혼잡 경고’

27일 서울 시내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무인민원발급기에 시스템 오류 관련 안내문이 표시되고 있다.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지난 26일 오후 8시15분께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본원 전산동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 교체 작업 중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며 불은 서버실로 번져 진화에 10여 시간이 걸렸다. 이번 화재로 부상자 1명이 발생했으며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대전시 소방본부는 전소된 배터리팩 384개를 모두 분리해 외부로 반출하는 작업을 마치고 27일 오후 9시36분 완진을 선언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버 보호도 병행해야 해 많은 양의 물을 쏘지 못해 내부 온도가 160도에 달하는 등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불이 꺼졌다고 곧바로 서비스가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전날인 27일 브리핑에서 “월요일부터 어떤 시스템이 가동될지는 현장 점검을 거쳐야 알 수 있다”며 “공조 장치 복구와 서버 점검을 거쳐야 실제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직접 화재가 발생한) 7전산실 이외 시스템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장회의에서 “전체 647개 서비스 가운데 551개를 순차적으로 재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대국민 서비스 436개와 내부 행정망 211개가 영향을 받았다. 주말 동안 정부24, 국민신문고, 모바일 신분증 등 주요 온라인 민원 창구가 중단되면서 주민등록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 발급이 불가능했고, 세금 납부와 복지 서비스 접수도 온라인으로는 처리되지 않았다.
특히 1등급 12개, 2등급 58개 등 총 70여 개 핵심 시스템이 우선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는 네이버와 협력해 일부 대체 접수 방안을 안내했지만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월요일부터 창구 혼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체국금융 서비스도 입출금, 계좌 이체, 보험료 납부와 함께 보험금 지급 업무까지 전면 중단됐다. 월말 공과금 납부 시기와 겹치면서 이용자 불편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우편 배달은 오프라인 체계로 이어간다고 했지만 소포 접수와 배송 추적은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하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늘어나는 시기여서 혼란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조달청]

[ⓒ 나이스(NEIS)]
추석 귀향 수요가 몰리는 시점에 교통 이용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버스와 철도 예매 시 필요한 다자녀·국가유공자·장애인 할인 등록 절차가 온라인에서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용자 불편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일시적으로 역 창구 등록을 허용했고, 정부24와 연계된 취약계층 인증시스템은 만료 기간을 연장해 혼란을 줄이기로 했다.
국민 안전과 관련된 긴급 신고 체계도 일부 차질을 빚었다. 119 전화 신고는 가능했지만 문자와 영상 등 일부 다매체 신고에서 장애가 보고됐다. 청각장애인이나 고령자처럼 문자 신고에 의존하는 국민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공무원 전자우편과 부처 홈페이지 역시 장애가 이어지면서 공문 전달과 협업이 지연되고 있고, 월요일부터 예정된 회의나 보고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도 정상 접속이 이뤄지지 않아 정부와 기업 간 계약·입찰 업무가 지연될 수 있다. 특허청 전자출원 서비스 역시 중단되면서 일부 서류 제출이 원활하지 않아 법령에 따라 기한 연장이 이뤄지고 있다.
나이스(NEIS)와 하이러닝 등 교육행정·학습 시스템, 인증서 기반 로그인 서비스도 접속 장애가 발생해 학생과 교사의 학사 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나이스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1만2000여개 초·중·고교에서 성적·생활기록부 등 교무·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장애가 장기화될 경우 학교 현장 불편이 커질 수 있다.
주말 동안 정부24와 우체국금융 등 주요 서비스가 중단된 만큼, 월요일부터는 민원·금융·우편·조달 업무 차질이 구체적인 불편 사례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복구 속도와 범위에 따라 혼란의 규모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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