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 전소된 96개 시스템 대구센터에 재설치…민간 클라우드 전환 시험무대

27일 밤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불에 탄 리튬이온 배터리를 소화수조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지난 26일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본원의 화제 이후 대전시 소방본부가 27일 오후 9시 36분쯤 전소된 배터리팩 384개 중 250여 개를 서버에서 분리해 외부로 반출하는 작업을 모두 마치며 완진을 선언했다. 건물 내부 잔여 연기 제거 작업까지 마치면서 이제 본격적인 전산시스템 복구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는 28일 우선 네트워크 장비 복구를 마치고, 직접 피해 시스템은 대구센터 민관협력형 클라우드로 이전·재설치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소된 환경 복구보다 이전이 유리하며, 필수 시스템부터 우선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센터로의 이전은 단순한 ‘서버 옮기기’가 아니다. 시스템을 새로 설치, 운영하기 위해 공공망과 민간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절차를 차례로 밟아야 한다. 화재가 나 전소된 국정자원의 G-클라우드 존 데이터는 최대 4중화까지 백업돼 있어, 서버가 소실되더라도 외부 저장 데이터를 통한 복구는 가능하다. 이전이 검토되는 대구센터가 이를 백업하는 센터 역할도 겸하고 있는 만큼 데이터 이전에는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다.
국정자원은 이미 대구센터에 민관협력형(PPP) 클라우드 존을 운영 중이고, 이 PPP에 입주한 삼성SDS와 KT클라우드가 국가정보원 ‘상’등급 보안검증을 통과했다. NHN클라우드도 검증이 진행 중이어서, 이들 3개 사업자가 대구센터 내에서 ‘상’등급 공공 업무를 소화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됐다. 이번 화재로 전소·손상된 96개 시스템을 대구 PPP로 이전·재설치하겠다는 판단은, 손상된 환경에서 억지 복원보다 표준 이미지와 검증된 보안 운영기반 위에 ‘클린 빌드’로 재구축하는 편이 무결성과 속도 모두에서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에 위치한 KT클라우드의 PPP존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무 중요도 기준으로 서비스를 재분류해 가장 최신·안전한 데이터 소스(실시간 복제본, 스냅샷, 소산 보관)를 특정하고, 무결성 점검과 악성 코드 스캔, 로그 재생 가능성을 확인한다. 이와 병행해 대구 PPP에서 공공망 연동과 보안 통제를 설정한다.
PPP는 국정자원이 제공하는 행정업무망·물리보안 위에 삼성SDS와 KT클라우드 등 민간사가 자원풀을 구축하는 구조이므로, 망 경계·암호키 관리·접근통제처럼 공공 측 표준과 민간 측 운영정책을 일치시키는 게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또, 현재 PPP가 공공 보안 요구와 물리 망분리에 강점이 있는 대신, 멀티리전·액티브-액티브 같은 업계에서 말하는 클라우드의 실제 구현에는 추가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사안이 급박한 만큼 기존 규정과 제도가 우회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결국 대구센터 이전의 성패는 기술과 정책이 동시에 맞물리느냐에 달려 있다. 클라우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손상 환경을 버리고 PPP의 ‘상’등급 보안 기반 위에 클린 빌드로 신속 재구축하고, 데이터 무결성·연동 검증을 거쳐 우선순위 경로부터 제한 개방하는 게 최선의 빠른 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기왕 이전을 결정했다면 정책 측면에서 PPP를 ‘사실상의 표준’으로 삼되, 멀티리전 DR과 액티브-액티브 전환의 기준·예산·책임분담을 조기에 고정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이전은 화재 복구라는 단기 과제를 넘어, 공공 클라우드 전환의 실제 운영 모델을 시험대에 올린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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