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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과 샤머니즘의 만남"…매기 강은 어떻게 '케데헌'을 만들었나 [현장]

부산=채성오 기자

매기 강 감독이 20일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에서 진행한 넷플릭스의 '크리에이티브 아시아'에 참석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제작 비화를 소개하고 있다. [ⓒ 넷플릭스]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한국계 미국인 창작자 매기 강 감독이 주도한 장편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는 한국적인 것을 최대한 많이, 정확하게 담겠다는 목표에서 출발했다. 매기 강 감독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10여 년을 보낸 뒤 외국인만 등장하는 작품이 아닌, 전원 한국인 캐릭터가 이끄는 이야기를 꿈꾼 것으로 알려졌다.

매기 강 감독은 20일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에서 진행된 넷플릭스의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현장에 참석해 이런 케데헌의 제작 비화를 소개했다.

케데헌의 초기 아이디어는 '악귀 사냥꾼'이었다고 매기 강 감독은 설명했다. 여기에 K-팝을 결합하며 스케일(규모)이 커졌고, 음악·무대·군무가 서사에 맞물리는 뮤지컬 구조로 변모했다. 매기 강 감독은 'K-팝 공연장에서 언어의 장벽 없이 하나로 모이는 에너지'를 영화의 감정 엔진으로 규정했다.

[ⓒ 넷플릭스]


핵심 세계관은 한국의 샤머니즘에서 가져왔다. 무속의 '굿'이 공동체를 지키는 의식이라면, 영화 속 악귀 사냥꾼들은 노래와 춤, 전통 도구를 통해 영혼을 갉아먹는 악귀를 몰아낸다는 설정이다.

매기 강 감독은 "음악·춤·의식이라는 한국적 코드가 판타지 신화와 자연스럽게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세계관을 확장할수록 무당·굿·샤머니즘에 대한 리서치를 심화했고, 공동체를 보호하는 의례의 의미를 캐릭터, 액션, 미장센으로 작품에 반영했다.

◆로케이션·디테일·캐릭터…"있는 그대로의 한국"

케데헌 제작진은 2022년 리더십·아트팀과 함께 한국을 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산타워, 올림픽공원, 명동, 한국민속촌 등 실제 공간을 레퍼런스로 수집해 최종 버전에 반영했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에서 북촌한옥마을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의 상징으로, 주인공 루미와 진우의 첫 만남과 데이트 장소로 배치됐다. 한옥의 진화가 전통을, 서울 스카이라인은 현재를 상징한다는 의도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더피'. [ⓒ 넷플릭스]


매기 강 감독은 "도시의 고유한 공기까지 포착해야 서울이 보인다"는 목표 아래 건물 하나하나를 모델링하고 의도적으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진짜 한국을 구현하는 디테일도 집요했다. 수저를 냅킨 위에 놓는 습관, 소주의 초록빛 반사, 집에 데려가 밥을 함께 먹으며 유대감을 쌓는 장면까지 한국적인 생활 감각을 화면에 심었다. 매기 강 감독은 "애니메이션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작업"이라며 "배경·소품·의상·조명의 모든 요소가 의도와 선택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캐릭터는 멋진 팝스타이자, 현실적인 청춘으로 그려졌다. 무대 밖에서는 라면을 먹고 화장을 고치며, 때론 허술하고 투박하지만 우정과 이해를 통해 스스로의 약함과 악귀를 추방한다는 설정이다.

매기 강 감독은 "조금 더럽고 많이 먹고 때로는 바보 같기도 한 그러나 사람 냄새나는 여성 히어로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는 드물게 전 캐릭터를 한국인으로 구성했다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액션·음악·기술…"K-팝의 리듬으로 싸운다"

케데헌의 액션 또한 한국적 몸짓에서 출발했다고 매기 강 감독은 설명했다. 태권도 시범단과 K-타이거즈의 '태권도X댄스 퍼포먼스'가 직접적 영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전투 동선과 군무를 심리스하게 엮기 위해 스턴트·액션 디자이너와 협업했고, 프레임 단위로 빠르고 연결감 있는 동작을 설계했다.

[ⓒ 넷플릭스]


이 과정에서 한국적 상징도 적극 차용했다고 매기 강 감독은 강조했다. 호랑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메신저' 역할의 마스코트 '더피'로 만들었고, 질감·무게감·보행 리듬은 테스트 필름으로 사전에 검증하는 절차를 거쳤다.

음악은 K-팝 프로듀서들과의 공동 창작으로 완성됐다. 보통 노래에 맞춰 장면을 붙이는 방식을 뒤집어 '스토리가 먼저, 음악이 뒤따르는' 공정을 택했다. 보컬 캐스팅과 곡 제작은 이야기의 정서 곡선과 맞물려 진행됐고, 영화 속 뮤직비디오는 콘셉트·스토리보드에서 공연 실연까지 일관된 톤으로 확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닝타임은 처음부터 85분으로 설정해 타이트한 리듬을 원칙으로 삼았다. "5~10분이 더 있었다면 새 장면을 덧대기보다 기존 장면의 감정과 액션을 약간 연장했을 것"이라는 답변에서 매기 강 감독의 제작 철학이 드러난다.

매기 강 감독은 이번 작업을 '한국 문화에 대한 가이드이자 초대장'이라고 규정했다. 넷플릭스에서 재생하는 순간 관객이 한국의 골목과 식탁,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매기 강 감독은 설명했다. 그는 "말로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 했다"며 "정확한 고증과 생활 디테일의 축적이 결국 보편적 감정인 정체성, 불안, 우정 등과 만나 세계적인 공감을 이끌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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