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시동' 롯데쇼핑 …자금은 안정화, AI는 고도화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롯데쇼핑이 '턴어라운드'를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최근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과 '트랜스포메이션 2.0' 전략 발표가 맞물리며, 재무 건전성 확보와 미래 성장 동력 마련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 18일 발행조건이 확정된 증권신고서를 공시했다. 이번 회사채는 당초 1500억원 규모로 계획됐으나, 투자자 수요가 예상보다 높아 총 3000억원으로 증액됐다. 2년물 600억원, 3년물 2400억원으로 발행됐다. 신용등급은 AA-로, 3대 신용평가사 모두 동일하게 안정적 전망을 부여했다. 이는 시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동시에, 조달 환경이 우호적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롯데쇼핑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전액을 채무상환에 투입할 계획이다. 19일 공시한 증권발행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원화 공모 무보증 사채와 지난 4월 발행한 기업어음증권이 주요 상환 대상이다. 단기성 차입을 줄이고, 새로 조달한 자금을 2~3년 만기 회사채로 전환해 만기 구조를 장기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단순 채무 상환을 넘어 재무구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질 개선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최근 실적 둔화가 자리 잡고 있다.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줄었다.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3조34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줄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당시 롯데쇼핑은 국내외 불안정한 정세와 소비 양극화 심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 지속과 더불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적 점포 효율화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롯데쇼핑은 반등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15일 '2025 CEO IR DAY'를 열고 지속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트랜스포메이션 2.0' 가속화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IR DAY에서 제시된 핵심 키워드는 '해외'와 'AI'다. 먼저 해외사업의 대표 성공모델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같은 프리미엄 복합단지를 베트남 주요 도시에 2030년까지 2~3개 신규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다앙한 포맷의 신규 점포 출점과 샵인샵 매장인 '롯데마트 익스프레스'를 확대해 동남아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리테일 테크 신사업 발굴·육성 계획도 알렸다. AI가 업무를 주도하는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Agentic Enterprise'를 실현해 쇼핑, MD, 운영, 경영지원 분야에서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제타 부산 CFC(Customer Fulfillment Center)가 가동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최첨단 자동화 설비와 개인화 솔루션을 기반으로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서 차별적 우위를 확보하겠다고도 설명했다.
롯데 유통군은 네이버와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기도 했다. 네이버의 디지털, AI 혁신 역량을 결합해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김상현 부회장은 IR DAY에서 2030년 매출 20조3000억원 및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롯데쇼핑만의 트랜스포메이션2.0 가속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해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단기 차입 구조를 개선해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시장의 신뢰를 공고히 해 반등 기회를 노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남아 프리미엄 쇼핑 1번지로의 도약 및 리테일 테크 트랜스포메이션이 핵심 전략 중 가장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국내 할인점 시장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베트남 할인점 사업부는 2022년부터 현재까지 높은 한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라며 "리테일 테크 트랜스포메이션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신사업 분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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