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프린팅/디바이스

[인터뷰] AMD-스트라드비젼, 자율주행 ‘엣지 AI’ 공동전선 확대…남다른 협업 비밀 공개

김문기 기자
이희만 AMD AECG 코리아 세일즈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AMD AECG 테크데이’에서 만나 자율주행과 인베디드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대담을 이어간 모습. [사진=AMD]
이희만 AMD AECG 코리아 세일즈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AMD AECG 테크데이’에서 만나 자율주행과 인베디드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대담을 이어간 모습. [사진=AMD]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AMD와 스트라드비젼이 손을 잡았다. 국내외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시장을 겨냥한 공동 생태계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글로벌 엣지 AI 컴퓨팅 시장에서 각자의 강점을 가진 두 회사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이라는 명제를 중심으로 보다 긴밀한 협업에 나섰다. 제품 단위의 적용을 넘어, OEM과 티어1 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공동시장진입(Go-To-Market) 전략을 모색 중이다.

이희만 AMD AECG 코리아 세일즈 대표와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AMD AECG 테크데이’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자율주행과 인베디드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대담을 이어가면서 , 양사가 단순한 제품 제공을 넘어, 신뢰 기반의 생태계 파트너십을 통한 시장 공동 창출에 나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김준환 대표는 “스트라드비젼은 AMD, 정확히는 인수 전 자일링스 사업부에 직접 찾아가 제안을 했던 것이 협업의 시작”이라며, “10년 전 창업 당시부터 AMD는 기술에 대해 매우 열린 자세로 대응해줬고, 벤치마크와 프로토타입 테스트 등을 통해 함께 시장을 개척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고객-공급사 관계를 넘어, 시장에서의 공동 생존과 성공을 전제로 한 신뢰 구조라는 점에서 강조됐다.

김 대표는 AMD와의 협업 시너지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ADAS의 경우 인식, 프레임, 컨트롤까지 나아가야 하는데 자율주행 단계인 L1과 L2는 인식과 제어 두 단계로 단순화되지만, L3 이상에서는 2~3 프레임 안에서 제동(AB)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이를 인식하는데도 전과 후처리 과정을 거치는데 AMD 버설 AI 엣지의 경우 CPU가 전처리를, 후처리는 AI 엣지를 활용하는 등 컴포넌트별로 IP 자원을 다르게 가져가면서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AMD 역시 이러한 협업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희만 대표는 “AMD는 하드웨어만 공급하는 회사가 아니다. 로컬 AI 추론, 지연시간, 개인정보, 복원력 등 시스템 전반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소프트웨어 기업이 고객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AMD AECG 테크데이’에서 만나 자율주행과 인베디드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대담을 이어갔다. [사진=AMD]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AMD AECG 테크데이’에서 만나 자율주행과 인베디드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대담을 이어갔다. [사진=AMD]

실제 적용 사례도 이어졌다. 스트라드비젼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5에서 AI 비전 솔루션인 ‘SVNet’을 탑재한 데모 차량을 선보였으며, 올해 150만대 탑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8년까지는 1500만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직 AMD의 하드웨어가 해당 프로젝트에 직접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김 대표는 “SVNet의 후속 모델인 멀티비전 2세대 등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에서 AMD와의 협업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스트라드비젼의 글로벌 진출 성과도 공유됐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3개 완성차 제조사에 양산 형태로 솔루션이 공급되고 있으며, 그 수는 선행 개발 중인 고객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다. 특히 독일과 일본 완성차 기업들과의 협업 과정에서 경험한 고난이도의 기술 요구 조건에 대한 대응 사례는 인상적이다.

김 대표는 “일본 고객사는 AI의 한계를 수치로 설명할 뿐 아니라, 왜 이 클래스에서 정확도가 99.1%인지, 100%가 아닌지를 서류로 납득시켜야 했다”며 “이러한 수준의 고객을 설득하는 데 AMD와의 기술적 신뢰는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양사는 자동차 산업 외에도 로보틱스와 산업용 계측기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AMD의 버설 AI 엣지는 이미 국내 통신, 의료, 철도 산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 일부 적용되고 있다. 향후 로보틱스와 스마트 팩토리 분야로의 확장도 계획 중이다.

이희만 대표는 “AI가 클라우드가 아닌 엣지에서 구동돼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레이턴시, 개인 정보, 시스템 복원력 등 클라우드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디바이스 레벨에서 푸는 것이 AMD의 엣지 전략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AMD와 스트라드비젼의 협업은 제품의 하드웨어적 경량화, 추론 스루풋 확대, 전력 효율 개선 등 기술적 발전 방향에서도 발맞추고 있다. 이희만 대표는 “젠2, 젠3 세대로 갈수록 컴퓨트 파워는 강화되면서도 폼팩터는 줄어드는 방향이며, 고객의 수요를 정밀하게 예측하고 이를 반도체 수준에서 구현하는 것이 AMD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희만 AMD AECG 코리아 세일즈 대표(우)와 김준환 스트라드비전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AMD AECG 테크데이’에서 만나 자율주행과 인베디드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대담을 이어갔다.
이희만 AMD AECG 코리아 세일즈 대표(우)와 김준환 스트라드비전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AMD AECG 테크데이’에서 만나 자율주행과 인베디드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대담을 이어갔다.

AMD와 스트라드비젼 간의 교차점은 단순한 기술적 협력을 넘어, 엣지 AI 시장의 구조적 전환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엔비디아(NVIDIA)가 압도적 우위를 점한 클라우드 AI와 달리, 엣지에서는 다양한 아키텍처, 다양한 파트너십 모델이 허용된다. 이희만 대표가 반복적으로 강조한 ‘복원력(resilience)’과 ‘지연 없는 로컬 추론’은 실제 제품에서의 안전과 신뢰성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생태계 관점에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AMD가 범용 GPU, CPU에 더해 FPGA 기반 SoC를 보유한 몇 안 되는 공급자인 것은 분명하나, 스타트업이나 중소 기업 입장에서의 진입 채널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에 대해 이희만 대표는 “우리는 생태계를 만들겠다 선언하기보다는, 고객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다양한 파트너가 존재한다는 것을 시장에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