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면세점 임대료 갈등에 산정 방식 '도마 위'

2024년 8월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법원이 임대료 인하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공사)는 여전히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대립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면세점 임대료 산정 방식과 입찰 구조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로도 확산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인천지법)은 지난 12일 인천공항에 입점한 신세계면세점 주류·담배·향수·화장품 매장의 객당 임대료를 약 27% 인하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현재 객당 임대료는 9020원으로, 27% 인하하면 6568원이다.
앞서 인천지법은 인천공항공사에 신라면세점의 주류·담배·향수·화장품 매장도 객당 임대료 8987원에서 6717원으로 인하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현재 객당 임대료에서 25% 인하해야 하는 수치다.
이에 인천공항공사는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전부터 객당 임대료를 줄여줄 법적 의무가 없다며 1%의 객당 임대료 인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6월30일 1차 조정기일에 출석해 이같은 입장을 밝힌 후 두 번째 조정기일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강제조정은 양측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때에만 확정되기 때문에, 공사가 거부하면 최종 불성립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두 면세점이 '철수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까지 우려한다.

[ⓒ신세계면세점]
이번 논란은 임대료 산정 방식에 대한 구조적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는 한때 고정 최소보장액 제도로 운영돼, 매출이 줄어도 계약상 보장된 약정 금액을 모두 납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2023년부터 공항 여객 수에 따라 임대료를 산정하는 '여객당 임대료' 방식으로 전환됐지만, 소비 패턴 변화와 객단가 감소로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해외 주요 공항은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삼는 사례가 많다. 이에 따라 국내도 예외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입찰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인천공항이 면세점 입찰공고를 내고 사업자들이 제안서와 임대료 금액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높은 단가를 써내야 낙찰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 탓에, 사업자들은 사실상 기준치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23년 입찰 당시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이 제시한 단가는 각각 8987원, 9020원이었지만, 공사가 제시한 최저수용금액은 DF1(향수·화장품) 5346원, DF2(주류·담배) 5616원이었다.
물론 사업제안서 안에 사회 환원·상생 협력,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기업 활동 등도 담겨 있지만, 결국 매출과 직결되는 가격 비중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전문가는 이에 대해 가격 의존도를 낮추고 평가 항목을 세분화할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 관광경역학과 교수는 "면세점 사업은 단순한 임대 수익을 넘어 국가 관광 산업과 직결된다"라며 "그럼에도 평가에서 가격 요소가 과도하게 작용하는 구조다. 운영계획, 관광 기여도, 국내 브랜드·중소기업 유치 방안 같은 요소에도 점수를 부과해 다양한 요소로 복합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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