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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빠진 첫 도매대가 협상 임박…알뜰폰 사업자들, 인하안 제시

강소현 기자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최근 알뜰폰 사업자들이 SK텔레콤에 도매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개입 없이 알뜰폰 사업자가 직접 협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협상의 성패는 향후 알뜰폰의 자생 가능성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지만, 업계에선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일부 알뜰폰 사업자들이 도매제공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에 도매대가 협상을 요청하면서 인하안을 제시했다. 그동안은 정부가 알뜰폰 사업자를 대신해 도매대가 협상에 나섰고, 그 결과 도매대가는 매해 인하됐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가 이동통신사 망을 빌리는 대가로 통신사에 지불하는 비용으로, 요금제 원가에서 도매대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이에 도매대가가 낮아질수록 알뜰폰은 요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부터 알뜰폰이 이통사를 상대로 충분한 협상력을 확보했다 보고 사전규제에서 사후규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여기에서 규제란 정부가 도매대가 협상에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올해부턴 알뜰폰 사업자가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 SK텔레콤에서 발생한 유심(USIM)해킹 사고의 여파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관련 논의는, 최근 일부 사업자들이 도매제공을 요청하면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자로부터 도매제공 요청을 받은 60일 이내 협상을 완료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사업자들은 데이터 도매대가의 10%대 인하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그간 사후규제 전환으로 도매대가 인상될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따라서 이번 협상의 결과는 알뜰폰이 통신사와 맞설 협상력을 갖췄는지 판단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여전히 사전규제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단통법 폐지·도매대가 사전규제 폐지 등 급변한 시장 환경 속에서 사업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도매대가 마저 인상되면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7월 단통법 폐지에 따른 통신사의 마케팅 공세 속 알뜰폰 가입자는 5006명 순감, 나홀로 순증세를 이어오던 흐름에 변화가 나타났다. 또한 올해부터 중소·중견 알뜰폰 사업자에도 전파사용료 20%를 부과하면서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는 사업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과 2027년에는 각각 50%와 전액을 부과할 예정이다.

학계에선 알뜰폰의 정책 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통신사의 대항마를 키운다는 목표가 무색하게 정책이 여전히 도매대가 인하라는 통신사의 선의에 기대고 있어 알뜰폰의 독립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알뜰폰이 도매대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이통사 대비 저렴한 요금제를 내세워야 하지만, 이는 다시 도매대가 인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통신사가 알뜰폰을 쥐락펴락할 수 없는 구조적 혁신이 선행돼야한다는 주장이다.

한 학계 전문가는 “(알뜰폰이) 근본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도매대가를) 더 내리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가질지 고민해야 한다”라며 “도매대가에 의존하는 구조를 유지할지, 자생력 있는 사업자로 키울지 알뜰폰 정책의 방향을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늦어도 오는 10월 알뜰폰 사업자들과 만나 업계 숙원과제를 청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서 업계는 ▲중고단말 활성화를 통한 알뜰폰 차별화 ▲도매대가 사전규제 ▲전파사용료 감면 등을 이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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