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드-맵⑬] 정밀지도 반출? "韓 공간정보산업 10년 미래 달렸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세 차례나 반출을 신청한 구글을 비롯해 국내 공간정보 산업을 확장하려는 미국 빅테크들로 인해 한국 고정밀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논의가 글로벌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두고 우리 정부도 신중론을 취하고 있는 만큼,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이하 협의체)'는 지도 해외 반출 여부에 대해 유보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디지털데일리>는 'K-로드-맵'을 통해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이 갖는 함의를 ▲정책·안보 ▲산업·경제 ▲사회·윤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해 보고, K-맵 산업에 대한 비전과 경쟁력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한국의 고정밀지도 데이터를 국외로 가져갈 수 있게 해 달라'는 구글의 요구는 단순한 기술 편의가 아니라 한국 공간정보산업의 경쟁 구도와 미래 전략을 뒤흔들 수 있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고정밀지도 데이터 개방이 국내 공간정보 및 연관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높은 점유율을 기반으로 선탑재한 지도 서비스에 대해 독점력을 전이하게 된다면 시장이 잠식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한국의 지도 생태계는 철저히 '내수형'이다. 안보 우려를 이유로 1대2만5000보다 정밀한 지도의 해외 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됨에 따라 네이버(네이버지도)·카카오(카카오맵)·티맵모빌리티(T맵) 등이 국토지리정보원 체계와 연동해 시장을 지켜왔다.
반면 구글은 제한된 기능으로 사실상 경쟁에서 밀려났는데 데이터 반출이 허용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구글이 본사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연결할 경우, 막대한 OS 점유율과 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 공간정보 생태계를 빠르게 잠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지도 데이터를 근간으로 하는 자율주행과 디지털트윈, 스마트시티, 로보틱스 분야 등의 첨단 산업은 국내 기술력 주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반출 허용 시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국내 지도 API 사업자에게는 가격 압박과 수익성 악화라는 현실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동시에 클라우드·AI와 결합한 글로벌 공간분석 서비스가 한국 시장을 파고들며 토종 기업의 설 자리를 좁힐 가능성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고정밀지도 데이터가 반출돼 API 가격 협상력이 축소되고 구글맵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오프라인 중소상공인(SME)들이 감당해야 할 수수료 규모도 증가하는 셈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업이 제공하는 지도 API에 비해 구글맵 API는 무료 제공 한도도 낮고 호출당 가격도 높다"며 "여기에 구글맵에 대한 의존도까지 높아진다면 자율주행과 같은 첨단 산업은 물론 소상공인들의 부담 역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 우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고정밀지도 데이터를 반출하기 위해선 군사·보안시설 노출을 막기 위해 좌표 삭제, 블러 처리, 긴급 시정 체계 등을 상시 지원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지만 구글의 경우 한국에 데이터센터도 설치하지 않고 핫라인 소통 강화 등의 대안만을 고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례가 만들어지면 중국 등 다른 글로벌 사업자들이 '동등 대우'를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데이터 주권을 둘러싼 통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정밀지도 해외 반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구글이 2011년 최초로 우리 정부에 한국 고정밀지도 반출을 신청한 이후 BMW, 가민, 애플 등 외국계 기업들 또한 반출을 신청한 바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이번 논란은 단순히 지도 반출에 머물지 않고 한국이 데이터 주권을 얼마나 지켜내면서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 그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라며 "반출 허용 여부와 조건은 향후 10년 한국 공간정보산업의 방향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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