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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AI 국제규범이 더 급하다”… 재정은 ‘씨앗 투자’, 주식시장 ‘정상화’ 계속

이상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비전과 현안을 두루 밝혔다. 대통령은 AI·디지털 의제부터 주식시장 정상화, 확장 재정, 외교·안보, 에너지, 사법·언론 제도까지 방향을 제시했다.

이 날 기자들과 질의에 나선 이 대통령은 유엔 총회·안보리 의장국 활동과 연계한 AI 거버넌스 구상에 대해 “기구도 중요한데 국제 규범을 만들어내는 게 훨씬 더 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정 국가만 인공지능 규제했다가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우려를 언급하며, 국가 단위가 아닌 국제적 규범·윤리 확립을 우선하겠다고 했다. 유엔 산하기구 신설이나 한국 유치에 대해선 “아직은 깊이 고민해 보지 않은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주식시장과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선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멀쩡하게 영업하는 정상적인 회사가 즉시 팔아도 주가보다 더 순자산 가치가 높다. 그럴 수가 있나?”라며 “상법 개정은 기업을 옥죄는 게 아니라 부당한 악덕 기업 경영진 일부 지배주주를 압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물적분할 악용 차단 등 지배구조 개선을 거듭 강조했다.

세제 측면에선 배당 활성화와 분리과세 설계를 거론했다. “배당을 더 많이 늘리면서 동시에 세수에 큰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최대한 배당을 많이 하게 하는 데 맞게 하는 게 목표”라며,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입법·시행 후 교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주주’ 인정기준(종목당 50억→15억 논의)에 대해선 “주식시장 활성화에 장애가 될 정도라면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원칙적 고민과 시장심리의 균형을 언급했다.

재정정책은 명확한 확장 기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금은 밭에 씨를 뿌려야 되는데 뿌릴 씨앗이 없으면 씨앗 값을 빌려서라도 씨를 뿌려야 된다”면서 “이 돈으로 그 이상을 만들어 내서 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부채 비율은 국제비교로 여전히 관리 가능 범위라고 보고, 생산적 투자(R&D 등)로 성장·세입 기반을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재정 집행은 투명해야 한다”며 비용·성과 공개를 약속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앞두고 미국 조지아주 단속으로 촉발된 한국 기업 현장기술자 비자 문제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상태라면 미국 현지 직접 투자는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매우 망설일 수밖에” 없다며, TO 확보·새로운 비자유형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대미 관세(자동차 25%) 등 통상 후속 협상에 대해선 열심히 협상하고 있다라며 구체 내용 공개는 자제했다.

APEC을 앞둔 한반도 정세에 대해선 “대한민국의 안보·경제·민생을 위해 긴장 완화 노력을 계속”한다며 라디오 방송 중단 등 신뢰회복 위한 ‘작은 조치’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 대화 재개는 “우리가 주도 고집 않겠다,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거버넌스 개편과 원전 논쟁에 대해서 대통령은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원전 짓는 데 최하 15년 걸린다. 가장 신속한 공급은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라며, 원전과 재생의 믹스를 전제로 단기 수급은 재생에너지 확대가 해법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원전 신규 건설은 부지·기간·안전성 제약을 이유로 신중론을 폈다.

정치권의 이슈 중 하나인 검찰개혁과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서 이 대통령은 “감정을 배제하고 아주 치밀한 장치가 필요하다”며 전문가 기반 설계를 주문했다. 언론중재법 논의와 관련해선 “언론만 타깃으로 하지 말고, 고의적 허위·조작에 한해 ‘아주 크게’ 배상하게 하자”고 했다. 형사사법 절차에서 참사 피해자 권리 강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대중문화 전략과 관련해 “문화의 산업화·글로벌 진출에 주력하되, 순수 예술 창작 지원은 대폭 확대” 방침을 밝혔다. 대중문화 분야 인선과 역할을 분리해 산업 경쟁력과 창작 생태계를 동시에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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