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황금알' 삼다수 판권…협상 잡음에 소비자 선택지 넓어지나

제주삼다수 제품군 이미지. [ⓒ제주개발공사]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국내 생수 시장 1위 브랜드 제주삼다수의 위탁판매권 본계약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4000억원대 규모 계약을 두고 협상 지연설이 불거지자 광동제약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지만, 협상 과정이 길어질 경우 롯데칠성·농심 등 경쟁사들이 틈새를 파고들 수 있다는 관측과 결과에 따라 국내 생수 시장 판도와 유통업계 셈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 소비자 선택 다변화, 삼다수 독주 흔들리나 = 삼다수는 올해 1분기 기준 점유율 40.4%를 기록하며 국내 생수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가 크게 바뀌었다. 무거운 생수를 직접 구입하기보다 온라인·배달 채널을 통한 정기 배송을 선호하는 흐름이 확산됐고, 이 과정에서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PB(자체 브랜드) 생수가 빠르게 성장했다. 생수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6000억원대에서 2024년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 충성도도 약화되는 추세다. 과거에는 삼다수를 고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인식 속에 가격과 편의성을 기준으로 브랜드를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약 13%), 농심 '백산수'(약 8%)가 대표적인 대체 브랜드로 자리잡았으며, 하이트진로 '석수', 풀무원샘물, 동원F&B, 오리온 제주용암수 등도 틈새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PB 생수 점유율 역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합리적인 가격과 안정적 공급"이라며 "만약 협상 과정에서 변수가 생긴다면 대체 브랜드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제주삼다수 공장 대표 이미지. [ⓒ제주개발공사]
◆ 판권=황금알, 유통업계 셈법 복잡 = 삼다수 위탁판매권은 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생산은 제주개발공사가 맡아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고, 브랜드 인지도 역시 높아 유통망만 확보하면 안정적인 매출이 담보된다. 실제 광동제약은 지난해 전체 매출 9748억원 가운데 삼다수 판매로만 319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이 삼다수에서 발생한 셈이다.
이 같은 이유로 삼다수 판권을 둘러싼 경쟁은 매번 치열했다. 2012년 농심과 계약 종료 후 진행된 첫 입찰에는 다수 대기업이 참여했다. 광동제약이 2012년부터 유통을 이어왔지만, 농심은 자체 브랜드 백산수로 대응했고 롯데칠성 역시 아이시스와의 시너지를 고려해 판권 재도전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계약 조건이 까다롭고 기간이 제한적이어서 일부 기업은 자체 브랜드 육성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실제 2021년 입찰에서는 주요 대기업들이 불참하며 광동제약이 수성했다.
그럼에도 업계의 관심은 여전하다. 이번 입찰에는 풀무원식품, 동화약품, 빙그레 등 11개사가 참여했고, 제주개발공사는 광동제약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광동제약은 "지연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지만, 본계약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업계에서는 차순위 후보로 기회가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삼다수 판권 협상은 단순 계약 협상 수준을 넘어선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고, 브랜드 충성도보다 가격과 편의성을 우선시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안정적 매출원과 시장 지배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략 자산을 두고 복잡한 셈법이 작동한다. 협상 결과가 국내 생수 시장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삼다수는 여전히 시장의 절대 강자지만, 소비자 구매 행태 변화와 판권 경쟁 구도가 맞물리면서 과거와 같은 독주 체제가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며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국내 생수 시장의 균형점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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