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조직 개편안 연내 시행 '불투명'… 금감원 직원들 강한 반발속 정무위원장도 제동

금감원 본원에서 시위 중인 금감원 직원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정부가 금융당국 조직 개편안을 내놨지만 그 앞을 가로막는 암초들이 도사리고 있다.
개편 대상인 금융감독원 직원들은 연이어 개편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또 관련 법을 정비해야 하는 와중에 정무위원장이 제동을 걸고 있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이에 일각에서는 연내 조직 개편이 힘들 수 있다는 비관 섞인 전망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은 고위당정협의회를 개최해 정부 조직 개편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이 중 금융권이 주목하는 금융당국 개편안 또한 포함됐다.
금융당국 개편안의 핵심은 금융위의 국내 금융정책이 기획재정부로 이관되고, 기획재정부의 예산 기능이 분리돼 기획예산처가 신설된다는 부분이다. 기획재정부는 재정경제부로 이름이 바뀐다.
또,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기존 보유한 금융감독 기능이 통합되며, 이에 금융감독위원회가 새롭게 탄생한다. 이에 금융위는 해체되며, 금감위 산하에 금감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이 놓일 계획이다.
다만, 조직 개편이 쉽게 진행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계각층에서 개편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날 오전부터 수백여 명의 금감원 노동조합 직원들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감원 1층 로비에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농성을 진행한 것이다.
검은 옷을 입은 직원들은 피켓을 통해 금소원 분리와 공공기관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묵묵부답인 이찬진 금감원장을 향해 한 직원은 "원장님께서 외부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날 때처럼 내부 목소리도 들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금융위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실제 시위가 진행되고 있진 않지만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초상집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내부 반발이 이어지자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직원 수십 명을 소집해 "고생시켜 미안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윤한홍 의원인 점 또한 걸림돌 중 하나다.
윤 의원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하루 전 금융위 해체를 논의하더니, 금융위 존치와 야당과의 협의를 전제로 진행했던 청문회가 끝나기 무섭게 금융위 해체를 공식화했다"며 여당과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 2일 국회 정무위에서 진행된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금융당국 조직 개편은 금융위 설치법 등 정무위 소관 법률의 개정이 필요하다"며 조직 개편에 제동을 걸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결국 연내에 조직 개편이 순리대로 진행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당국 안팎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정무위원장이 작정하고 반대에 나서면 본회의에 관련 법안을 내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야당이 협조하지 않을 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정무위를 거치지 않고 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 4월께 금감위설치법을 포함한 관련 법 개정안들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 의지가 강해 결국 조직 개편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당국의 반발과 금융권이 고민하는 부분 등을 어떻게 슬기롭게 처리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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