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콘텐츠뷰] 과도한 선망은 집착이 된다

채성오 기자

'콘텐츠뷰'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매우 주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합니다. 기사에 스포일러나 지나치게 과한 정보(TMI)가 포함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아그네스(왼쪽)와 이니드 싱클레어. [ⓒ 웬즈데이 시즌2 영상 갈무리]
아그네스(왼쪽)와 이니드 싱클레어. [ⓒ 웬즈데이 시즌2 영상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선망(羨望)'의 사전적 의미는 '부러워하여 바라다'는 뜻이다. 타인을 부러워하는 선망의 이면엔 존경부터 욕망, 시기 등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다. 그만큼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바라는 정도가 지나치다 보면 '애증'의 감정이 표출되기도 한다.

나와 타인을 비교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행동일 지 모른다. 연예인 같은 유명인의 헤어 스타일을 따라하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의상을 찾아 구매하는 양상도 선망의 감정을 담은 표현 양식으로 볼 수 있다. 적당한 선망의 감정과 표현은 일종의 동기 부여를 제공하거나 외형적인 변화에 긍정적인 도움을 주지만, 그 정도가 지나칠 경우 '집착'이라는 심연의 괴물과 마주하게 된다.

웹툰 '치즈 인 더 트랩' 속 손민수 캐릭터는 이런 선망의 부작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캐릭터로 꼽힌다. 손민수는 홍설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다 못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스타일을 따라하며 주변사람으로 하여금 마치 도플갱어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만든다.

손민수의 지나친 선망의 감정과 집착은 결국 자신 뿐만 아니라 홍설의 이미지까지 부정적으로 만드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진다. 동명의 드라마에서도 해당 캐릭터가 그대로 표현되면서 맹목적으로 남을 따라하거나 무단 표절하는 행태를 두고 '손민수하다'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웬즈데이' 시즌2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시즌2에서 처음 등장한 '아그네스(에비 템플턴 분)'는 스스로를 '웬즈데이 아담스(제나 오르테가 분)'의 열렬한 팬이라 칭하며 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웬즈데이의 룸메이트인 '이니드 싱클레어(엠마 마이어스 분)'을 납치하거나, 투명인간 상태로 변해 그들을 몰래 엿보기도 한다.

하지만 웬즈데이는 이런 아그네스의 관심에 부담을 느끼고 심리적인 거리를 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그네스는 자신의 특기를 활용해 웬즈데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알아내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지만 끝내 존재를 부정당할 수 밖에 없었다. 웬즈데이의 옷장에서 그녀의 옷을 훔쳐 입고 헤어스타일까지 따라하며 끝까지 '제2의 웬즈데이'를 표방했던 탓이다.

과도한 선망의 감정과 웬즈데이만을 따라했던 집착은 자신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촉매제로 작용했고, 비뚤어진 집착이 상대로 하여금 거부감을 들게 만든 셈이다.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한 아그네스는 '너 자신만의 사이코가 돼 보라'는 이니드 싱클레어의 조언을 듣게 된 후 각성하게 된다.

아그네스가 붉은 색 헤어스타일로 나타나 환하게 웃으며 춤추는 모습은 그동안 자신을 지독하게 괴롭혔던 뒤틀린 선망의 족쇄를 직접 부수고 나온 아그네스만의 '에고(EGO·자신에 대한 인식과 자기 자신을 중시하는 마음)'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일 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집착을 버리자 아그네스는 웬즈데이·이니드 싱클레어와 친구가 된다.

우리는 지금도 선망과 존경을 헷갈려 하거나 동일 시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주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순 있겠지만 맹목적으로 선망의 대상에 집착하다 보면 끝내 나 자신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없다면 타인도 존중하기 어려울 터, 지금이라도 타인에 대한 선망을 우선하기보단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