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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로드-맵⑨] 고정밀지도 반출 논의 원점으로…"안보에 무게추 둬야"

채성오 기자

2011년부터 올해까지 세 차례나 반출을 신청한 구글을 비롯해 국내 공간정보 산업을 확장하려는 미국 빅테크들로 인해 한국 고정밀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논의가 글로벌 이슈로 확대되고 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두고 우리 정부도 신중론을 취하고 있는 만큼,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이하 협의체)'는 지도 해외 반출 여부에 대해 유보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디지털데일리>는 'K-로드-맵'을 통해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이 갖는 함의를 ▲정책·안보 ▲산업·경제 ▲사회·윤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해 보고, K-맵 산업에 대한 비전과 경쟁력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 챗GPT 생성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한미 통상협상과 정상회담을 거치며 이슈화된 구글과 애플의 '1대5000 고정밀지도 반출 요청'이 어떤 종지부를 찍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9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협의체는 지난 4일 애플이 6월 신청한 1대5000 고정밀 지도 반출 요청에 대한 결정을 60일 유보해 오는 12월 8일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청해 온 구글에 대해서도 역시 처리기한을 두 차례 연장한 바 있으며, 오는 11월까지 결과를 통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양대 빅테크의 한국 고정밀 지도 반출 요청은 한미 관세협상과 정상회담을 거치며 결정이 미뤄져 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망 사용료 부과 ▲온라인플랫폼법 입법 ▲클라우드 보안인증제도(CSAP)과 함께 ▲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제한을 한국의 디지털 장벽으로 지목하면서다.

하지만 지난달 진행된 한미 관세협상과 정상회담에서 고정밀 지도 반출 건은 의제로 다뤄지진 않았다. 당시 소상공인연합회는 미국의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요구는 이번 협상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방어한 것으로 보도된 것에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정부가 구글과 애플에 대한 고정밀 지도 반출 승인 여부 연장 결정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가 섞인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요구하는 기능은 1대2만5000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고 네이버나 카카오, 티맵 같은 대체재가 있는 기본적인 편의 기능인 반면, 1대5000 고정밀지도의 다양한 정보 중 각종 안보시설 좌표는 국민 생명과 직결된 안보 정보라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공간정보 업체 10곳 중 9곳이 구글의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밀지도 반출에 대한 우려(중복 응답 가능)로는 '국가 안보 위협(34%)'을 꼽은 곳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붕괴(24%) ▲중국 등 다른 빅테크(대형 IT 기업) 요청 시 부정적 선례(18%) 순으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에서도 1대2만5000으로도 충분히 정밀한 길찾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상우 연세대학교 교수는 지난 5월 한 국회 세미나에서 "지도 데이터는 단순한 길 찾기 도구가 아니라, AI 시대의 디지털 산업 전체를 움직이는 기반"이라며 "정보 주권을 지키는 일이 곧 국가 미래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정부 역시 현재로서는 1대5000 고정밀 지도 반출 여부에 대해 안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정밀지도 해외 반출 여부는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 등으로 구성한 국외지도반출협의체에서 정한다.

실제로 국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일찌감치 인사청문회에서 '신중론'을 피력한 바 있다. 국방부와 국정원 등 역시 반출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정부부처다. 문체부 장관 역시 인사청문회에 앞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문체부는 외국인 관광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구글에 대한 고정밀 지도 반출에 찬성 입장을 밝혀 온 정부부처인만큼, 관련 입장 선회는 주목할 만한 변화라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대5000 고정밀지도의 경우 아직 해외 반출된 사례가 없다"며 "무엇보다 경제적인 효과에 앞서 전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현재 상황에서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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