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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LLM 기반 차세대 시리 내년 공개…AI 검색으로 구글·MS에 도전 [인더AI]

김문기 기자
팀 쿡 애플 CEO
팀 쿡 애플 CEO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애플이 차세대 시리 출시에 맞춰 인공지능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외신 블룸버그와 맥루머스 등 복수매체에 따르면 애플이 내년 봄 공개될 예정인 새 시리는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전면 재설계됐으며, 핵심 기능으로 ‘월드 노리지 앤서스(World Knowledge Answers)’라는 AI 검색 엔진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 기능은 단순 검색을 넘어 사용자의 질의에 대해 웹과 로컬 데이터를 함께 탐색하고, 텍스트·이미지·영상·위치정보를 종합해 요약된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내부적으로는 ‘답변 엔진’으로 불리며, 초기에는 시리에 국한되지만 차후 스포트라이트 검색과 사파리에까지 확대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기능 개선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에 가깝다. 애플은 기존 시리 엔진의 한계를 인정하고 아예 2세대 아키텍처를 새로 구축했다.

새 시스템은 ▲사용자 입력을 해석하는 플래너, ▲웹과 기기 데이터를 탐색하는 검색 엔진, ▲결과를 요약하는 서머라이저 등 세 가지 모듈로 구성된다.

이와 관련해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우리가 약속한 것 이상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기술 구현 과정에서 외부 의존이 불가피해졌다. 애플은 기기 내 개인 데이터 검색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을 활용하지만, 웹 검색 요약 등 일부 기능은 구글 제미니(Gemini) AI 모델을 비롯한 외부 기술을 시험 중이다. 실제로 최근 양사는 맞춤형 제미니 모델을 평가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모델도 병행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이 같은 변화는 시리의 출시 지연과 무관치 않다. 원래 iOS 18과 함께 공개될 예정이었던 시리 개편은 아키텍처 재설계 과정에서 차질을 빚어, 2026년 iOS 26.4 업데이트에서야 등장할 전망이다. 애플은 또한 하반기 시각적 인터페이스 개편과 건강 관리 기능 추가를 예고했으며, 이를 유료 구독형 웰니스 서비스와 연계할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연이은 인공지능 인력 유출은 애플의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메타, 오픈AI, 앤트로픽 등 경쟁사로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파운데이션 모델 팀의 역량은 약화된 상태다. 내부적으로는 일부 AI 기능을 외부와 협력해 확보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자사 생태계와 데이터 보호를 위해 자체 모델 병행 전략을 유지하는 모순적 상황에 직면했다.

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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