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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호재에도 희비 엇갈린 IT 하드웨어…퓨어스토리지 급등, 델·넷앱 주춤

이안나 기자

[ⓒ pixabay]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IT 하드웨어 기업들 실적 발표에서 극명한 희비가 갈렸다. 퓨어스토리지가 AI 특화 전략으로 강한 주가 상승을 기록한 반면, 델과 넷앱은 AI 성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제한적인 평가를 받으며 ‘선택과 집중’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퓨어스토리지는 이번 분기 실적에서 확실한 승자로 떠올랐다. 2026 회계연도 2분기(2025년 5~7월) 매출 8억61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하며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고, 비GAAP 영업이익은 1억2509만 달러를 기록했다. 구독형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으며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올플래시 스토리지 솔루션 경쟁력을 입증했다.

매출 규모는 델 등 대형 IT 기업에 비해 작지만 높은 성장률과 차별화된 AI 특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찰스 잔칼로 퓨어스토리지(CEO)는 “기존 하드웨어의 경직된 제품과 달리 자사 유연한 스토리지 솔루션이 고객 신뢰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회사는 3분기 및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으며,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15% 이상 급등했다. 이후 일정 기간 조정을 받으며 소폭 하락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강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IT 인프라 시장 전통 강자들은 AI 호재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같은 기간 매출 297억8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영업이익은 18억달러로 27% 늘었고, 순이익은 11억6000만달러로 32% 확대됐다.

특히 AI 서버 매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폭증해 40억 달러에 이르렀고, 제프 클라크 델 테크놀로지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025년 상반기 AI 솔루션 출하 규모가 100억 달러를 넘었다”며 2026년 목표치를 200억달러로 대폭 상향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8%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AI 서버 폭발적 성장보다 전체 매출 구조였다. 전체 매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PC 사업이 전년 대비 5% 감소하며 구조적 부진을 보인 것이다. AI 서버가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델 전통 사업 비중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 리스크로 부각됐다. 결국 시장은 AI 성과가 전체 매출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제한적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넷앱도 유사한 딜레마에 직면했다. 2026 회계연도 1분기(2025년 5~7월) 매출은 15억6000만달러로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주당순이익은 1.16달러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AI와 클라우드 사업은 견조한 성장을 보였으나 기업 지출 위축으로 전통 스토리지 매출이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흔들렸다. 조지 쿠리안 넷앱 CEO가 “AI 및 클라우드 수요를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주가는 발표 직후 2%대 상승에 그쳤다.

이러한 하드웨어 기업들의 엇갈린 성과는 AI 시대 투자자들이 단순한 AI 부문 성장보다는 사업 구조 전반 변화를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성과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이 제한적이었던 것은 전통 사업 비중에 대한 구조적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퓨어스토리지는 이 지점에서 차별화를 이뤄냈다. AI 데이터 플랫폼의 병목을 해소하는 올플래시 스토리지와 구독형 모델에 집중함으로써 투자자들이 원하는 명확한 성장 스토리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오는 9월3일엔 HPE가 2025년 회계연도 3분기(5~7월) 실적을 발표한다. 델과 유사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HPE 역시 AI 서버 부문에서 호조가 예상되지만, 전통 서버·스토리지 매출 부진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주가 향방을 가를 변수다.

이번 실적 시즌을 통해 AI 관련 매출 증가만으로는 주가 상승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다. 전체 사업 구조에서 AI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과 수익성 개선 정도가 투자자 평가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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