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반차장보고서] HBM ‘베이스 다이’ 전환, 美 관세·지분 압박, VEU 철회…3중 부담에 놓인 韓 반도체

배태용 기자

디지털데일리 소부장반차장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반차장이 반도체 업계의 중요한 이슈를 전해드립니다. <반차장보고서>에서는 이번 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주요 뉴스들을 간결하게 풀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기술·정책·규제 세 축에서 모두 굵직한 사건이 이어졌습니다. <편집자주>


SK하이닉스가 생산한 HBM4 12단 샘플 [ⓒSK하이닉스]


◆ HBM의 두뇌, 베이스 다이…삼성·SK는 파운드리, 마이크론은 보수적 행보 = AI 서버 확산으로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핵심 부품인 베이스 다이(Base Die)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베이스 다이는 HBM의 맨 아래에서 신호를 받아 전체 연산·전력 효율을 좌우하는 일종의 '두뇌'입니다.

그동안은 D램 공정으로 제작됐으나, 속도·발열·전력 효율 한계가 뚜렷해지며 HBM4부터는 파운드리 공정 활용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 엔비디아·AMD 등 주요 고객사 요구를 충족시키려는 전략입니다. 반면, 마이크론은 단기 비용 절감을 택해 HBM4는 D램 공정을 유지, HBM4E 시점부터 TSMC 파운드리를 활용할 방침입니다.

업계는 "선제적 전환을 택한 삼성·SK가 기술 리더십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며 "마이크론의 보수적 행보는 비용 절감에는 유리하지만 성능 최우선 고객사 확보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HBM 경쟁은 이제 단순 적층 기술이 아니라, 베이스 다이의 로직 성능에서 판가름날 전망입니다.

◆ 美-韓 정상회담…통상 리스크 일부 해소됐지만 관세·투자 압박 여전 = 한미 정상회담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워싱턴에서 열리며 경제 불확실성은 다소 해소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끝났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양국은 상호관세율 15% 유지와 3500억달러 펀드 조성,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의 합의를 재확인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방명록 작성 때 쓴 만년필을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정작 반도체 분야에서 추가 투자나 협력 성과는 없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 공급, 삼성전자는 HBM3E 인증·HBM4 샘플 테스트 등 기존 협력만 확인됐습니다.

특히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품목관세 발표입니다. 반도체에 대해 최고 100% 관세가 거론되는 가운데, 미국 내 투자 기업에는 면제를 주겠다는 조건이 달렸습니다. 삼성전자가 텍사스 테일러에,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에 공장을 짓고 있지만, 메모리 생산은 제외돼 있어 제품별 관세 부담이 새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인텔 지분 인수처럼 삼성·하이닉스에 대한 직접 지분 개입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관세와 투자 압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자국 기업 마이크론이 미국 내 메모리 라인을 세우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 [ⓒ삼성전자]


◆ 美, 삼성·하이닉스 중국 공장 VEU 철회…장비 반입, 건별 허가제로 = 미국은 또 하나의 칼을 꺼내 들었습니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등에 부여됐던 VEU(검증된 최종 사용자) 지위를 철회한 것입니다.

VEU란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별도 허가 없이 중국 공장에 반입할 수 있도록 한 포괄 면제 제도입니다. 이번 철회로 인해 향후 중국 공장에 장비를 반입할 때마다 건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 구조가 됐습니다. 유예기간은 120일이며, 매년 약 1000건의 허가 신청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삼성·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 미·중 기술 규제 강화 속에서 한시적 예외를 인정받아 중국 공장 운영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사실상 그 예외가 사라졌음을 의미합니다. 장비 반입이 지연될 경우 중국 내 생산 안정성에도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정부는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영향 최소화를 약속했지만, 업계는 "공장 증설·유지에 차질이 생기면 글로벌 공급망에도 파장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배태용 기자
tyba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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