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GPU 확산이 바꾼 데이터센터…버티브, 전력·냉각 주도권 경쟁 가세

이안나 기자

이태순 버티브 코리아 대표가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발열과 전력 소모가 급증하고 있다. 랙당 수십 킬로와트(kW)에 불과하던 전력 소모는 이제 100kW를 넘어섰고, 데이터센터 설계와 운영 방식 전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버티브코리아는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데이터센터 전환에 따른 대응 전략을 설명했다. 이태순 신임 대표는 “AI 확산은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 방식을 모두 바꾸고 있다”며 “버티브는 설계 단계부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GPU 서버 확산으로 랙당 발열량과 전력 소모가 불과 몇 년 만에 1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기존 공조 설비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전력 공급 장치와 냉각 장비, 배관·매니폴드까지 통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버티브가 강조한 것은 ‘360 AI’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엔비디아와 협업해 구축된 설계 가이드라인으로, GPU 세대와 서버 구성에 따라 랙 밀도별 전력·냉각 방식을 사전에 제시한다. 예를 들어 랙당 20kW, 40kW, 70kW, 100kW 이상 등 단계별로 어떤 전원 장치와 냉각 장치, 배관 구성을 선택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또한 북미·유럽·아시아 등 데이터센터 위치에 따라 권장 설계값을 구분해 지역별 차이까지 반영했다.

이를 통해 고객은 GPU 서버 탑재량에 따른 적합한 전력·냉각 방안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모듈형 패키지를 그대로 활용해 설계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기존에는 IT와 설비를 따로따로 검토해야 했지만, 360 AI는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버티브 측 설명이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차세대 초고밀도 GPU(GB200 등)보다는 아직 H100·H200급 GPU 서버 중심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이 경우 랙당 전력 소모는 20~50kW 수준으로, 고효율 공랭 장비만으로도 일정 부분 대응이 가능하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은 이미 랙당 80~100kW를 요구하는 고밀도 GPU 서버가 본격 도입되고 있다.

버티브 360 AI [ⓒ 버티브]

이 구간은 공랭식만으로는 효율적 대응이 어려워 수냉식 전환이 불가피한 과도기적 단계로 평가된다. 국내 역시 같은 흐름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기태 버티브코리아 상무는 “버티브는 전력 장치와 냉각 시스템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버 제조사들도 GPU 서버와 함께 수냉 장치를 번들 형태로 제공하며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운영자 입장에서는 서버업체가 서버와 냉각 장치를 한 번에 묶어 제공하니, 별도 업체를 찾거나 추가 설계를 고민하지 않고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유 상무는 “서버업체 솔루션만 보면 운영자는 편리할 수 있다”면서도 “서버업체 역시 전문업체 기술과 장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력 투입, 배관 구성, 유지보수까지 고려하면 결국 전문업체 역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GPU 확산은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새로운 주도권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서버업체와 설비업체 간 역할 분담이 재정의되는 가운데, 협력과 경쟁이 뒤섞인 시장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버티브는 이 같은 변화를 기회로 삼아 국내 시장 공략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국내 고객 접점을 확대해 글로벌 표준과 현지 요구를 함께 반영하겠다”며 “AI 데이터센터 전환기에 맞춰 버티브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