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주가 추락·실적 부진·몸값 논란"…애경산업, 향방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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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리 기자

애경산업 사옥. [ⓒ애경그룹]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무안공항 참사 이후 애경그룹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면서 애경산업 매각설이 본격화됐다. 모회사 핵심 계열사인 제주항공이 사고 여파로 신뢰에 큰 타격을 입자 재무 부담과 이미지 훼손이 그룹 전반으로 확산됐고, 소비재 계열사인 애경산업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주력으로 하는 애경산업은 경기 둔화와 맞물려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고, 주가 또한 장기간 부진을 이어갔다. 이번 매각 추진은 포트폴리오 조정보다는 그룹 위기와 경영 실패가 남긴 구조적 청구서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주가 흐름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18년 상장 당시 7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1만6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불과 5년 만에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지난해 9월 1만9370원으로 연중 고점을 찍은 뒤 올해 2월에는 1만17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매각설이 부각되며 현재 수준까지 반등했지만, 저점 대비 회복은 매각 기대감에 따른 단기적 반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거래량이 매각설을 전후해 급증한 점 역시 펀더멘털(실적·수익성 등 기업의 본질적 체력)보다 이벤트성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실적 역시 뚜렷한 하락세다. 올해 2분기 매출은 625억원, 영업이익은 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4%, 45.7% 줄었다.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 3224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각각 5.9%, 66.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14%대에서 올해 3%대로 추락했다. 중국 시장 침체로 화장품 부문이 흔들렸고, 생활용품도 원가 부담과 내수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이처럼 수익성이 약화된 가운데 경영진 보수는 수억원대에 달해 지배구조 논란까지 겹쳤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곳은 태광그룹이다. 태광은 석유화학·섬유 중심의 전통 사업이 장기 침체에 빠지자, 신성장 동력으로 화장품·에너지·부동산을 지목했다. 애경산업은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와 안정적 생산기지를 갖추고 있어 태광의 전략과 맞아떨어진다.

실제 태광은 최근 충남 청양공장을 방문해 생산 설비와 운영 상황을 점검하며 실질적 실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태광이 애경산업을 품게 될 경우 소비재 영역을 단숨에 확보하며 그룹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

다만 몸값을 둘러싼 시각차는 여전히 크다. 현재 애경산업의 시가총액은 약 4300억원대에 불과하다. 반면 매도 측은 6000억원 안팎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20~30% 반영해도 적정 가치는 5000억원대에 머물러 인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간극이 얼마나 좁혀질지가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는 이달 22일 본입찰을 진행하고 내달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시장과 투자자의 관심은 결국 '누가 인수할지'보다 '얼마에 인수할지'에 집중돼 있다. 주가는 이미 M&A 기대감을 상당 부분 반영했지만, 실적 개선 없이는 반등세가 오래가긴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은 "매각은 단기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화장품 전략과 생활용품 재편 여부가 기업가치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애경산업 매각은 지난해 무안공항 참사로 불거진 그룹 위기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최근 5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과 주가 추락이 누적된 결과라는 점에서 청구서 성격이 짙다. 동시에 태광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과 경영권 프리미엄 현실화 여부가 맞물리며, 이번 매각은 향후 5년 그룹의 향방을 좌우할 중대한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최규리 기자
ggg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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