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첫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구글 지도 반출 ‘안보·통상 줄다리기’

조윤정 기자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일정을 발표하며, 구글 고정밀 지도 반출 문제를 비롯한 안보·통상 현안이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은 오는 25일 워싱턴 D.C.에서 열릴 예정으로,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문제와 함께 방위비 협상 등 민감한 안보 및 통상 현안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비서관은 지난달 31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 직후 브리핑에서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방위비 협상 등 민감한 이슈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예정”이라며 “(지도 반출에 대해서)방어를 계속 해왔다. 추가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난 8일 구글이 신청한 1:5000 축척 고정밀 국가기본도의 국외 반출 여부 결정 처리를 60일간 추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이 안보 우려 해소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기한 연장을 요청했고, 정부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구글은 지난 2월 지도 반출을 신청했으나, 정부는 안보와 산업적 영향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미 한 차례 기한을 연장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추가 연장이 구글의 요청 외에도 다가오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적 파장을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간정보 업계 관계자는 “정상회담 직전에 반출 불허 결정을 내리면 다른 외교·통상 의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제한 조치를 ‘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간주하며 지속적으로 완화를 요구해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월 발표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에서 “한국은 위치 기반 데이터 수출 제한을 유지하는 전 세계 유일의 시장”이라며 “이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구글 측 또한 “이번에 요청한 지도는 고정밀 지도라기보다 1:5000 축척의 국가기본도로, 이미 정부의 철저한 보안 심사를 거쳐 민감한 정보들이 제거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지식 및 정보부문 부사장은 지난 5일 구글코리아 블로그에서 “구글이 다른 나라에서 지도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한국과 유사한 데이터 반출 승인 문제를 겪은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 구글, 위성사진 가림 검토에도 안보 우려 여전…구글·정부 해법 두고 '평행선'

정부는 지도 반출 허용 조건으로 보안시설 블러(가림)·저해상도 처리, 좌표 삭제, 국내 서버 설치 등 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 2011년과 2016년에도 해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구글의 요청을 거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신청서에는 국내 보안 시설의 위치 가림(블러) 처리 등 정부 요구사항이 일부 반영됐다.

구글은 지난 5일 “한국 정부와 협의하며 내 안보상 민감 시설을 위성사진 원본 단계에서 가림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원본 소스에서 가림 처리를 하더라도 민감 시설의 좌표값 유출 우려가 여전해 안보 문제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구글 위성 이미지와 항공 사진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비밀 기지 위치가 전 세계에 공개된 사례가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구글맵 업데이트로 우크라이나군 비밀 군사 기지가 노출됐고, 러시아가 이를 자국 군대에 적극 배포했다”고 밝혔다.

한국도 여전히 분단국가로서 안보 위협에 노출돼 있는 만큼 이러한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구글에 국내 데이터센터 설치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데이터센터가 국내에 설치되면 국내 법 적용을 받게 되어 보안 우려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은 해당 조건을 거절하고 핫라인 구축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