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고객은 이제 ‘현대’를 보러 간다…‘틸화이트’로 본 브랜드 전략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고객이 ‘현대’라는 이름 자체를 경험하러 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개별 매장과 콘텐츠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유치에 더해, ‘팝업스토어’와 자체 카페 브랜드 ‘틸화이트(till white)’ 론칭 등 새로운 시도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7일 문을 연 틸화이트는 섬세하고 독창적인 경험을 지향한다. 커피 11종과 논(non) 커피 9종 등 총 20여 종의 음료를 자체 개발했다. 112가지 조합이 가능한 베이커리 메뉴도 내놨다. 더현대 서울 2층에 위치한 매장에는 오픈 직후부터 20~30명이 줄을 서 기다렸다고 한다. 틸화이트 책임 부서 관계자는 “피크 타임에는 하루 최대 100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픈 당일인 목요일 방문한 틸화이트는 평일 오후 2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임에도 자리가 만석이었다. 자리가 없어 둘러보고 돌아가는 사람도 여럿이었다.
카페의 새하얀 인테리어와 파란색 포인트는 현대백화점만의 공간 디자인 전략을 반영했다. 국내 순수미술 작가 엄유정과 협업해 ‘푸른 감성’을 담은 그래픽과 오브제를 매장 곳곳에 배치했다. 포장 패키지 디자인도 그의 작품이다. 특히 매장 한가운데 설치된 엄 작가의 천 기둥 드로잉은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뤘다.
관계자는 “고객들이 백화점 내에서 만드는 콘텐츠를 향유하고, 우리의 정서를 전달할 수 있는 곳으로 카페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추후 2호점, 3호점을 낼 계획도 있다”면서도 “아직은 데이터를 쌓아가는 단계다. 일단은 1호점 성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름처럼 클래식하면서 본질적인 고유의 경험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더현대 서울은 틸화이트 뿐만 아니라 팝업스토어가 주로 열리는 지하 1·2층을 포함해 인파로 붐볐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카페 ‘마일스톤’, ‘핫이슈 베이커리 제안’ 등 인기 콘텐츠 앞에는 대기 줄이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이런 풍경 속에서 현대백화점을 개별 콘텐츠 집합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오은지(32)씨는 “더현대를 시작으로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변해가는 것 같다”라며 “다른 현대백화점들도 비슷하게 리모델링을 하는 듯하다”고 했다. “현대백화점 하면 ‘깔끔하고 새로운 것들이 많이 입점하는 곳’이라고 인식된다”고 이야기했다.
업계도 비슷한 시각이다. 더현대 서울에서 ’싱하소다워터‘ 팝업스토어를 진행 중인 글로벌 음료·맥주 제조사인 싱하 관계자는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싱하소다워터가 바이럴 됐다. 오프라인에서도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해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더현대는 트렌드의 집결지라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21년 ’비전 2030‘을 발표하며 10년 뒤 그룹 매출 규모를 현재의 두 배 수준인 40조원대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의·식·주·문화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고객 가치를 높이고, 새롭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해 문을 연 플래그십 매장 ‘더현대 서울’은 이러한 변화의 상징이다. 개점 33개월 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그룹이 추진하는 혁신 전략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김형종 당시 현대백화점 사장은 “50년 유통 역량과 노하우를 활용한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콘텐츠를 선보여 ’더현대 서울‘을 대표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키울 방침”이라며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쇼핑 경험과 미래 생활 가치를 제시하는 ‘미래 백화점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부산’을 통해 차세대 플랫폼 ‘더현대 2.0’을 선보일 계획이다. 백화점·아울렛·쇼핑몰 등 전통적인 유통 경계를 허무는 ‘빅블러(Big Blur)’ 전략 아래, 각 점포가 위치한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를 반영해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백화점은 하반기 주요 럭셔리·프리미엄 브랜드가 신규 입점할 예정이다. 8일에는 업계 최초로 미국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알로(Alo)’ 매장을 오픈했다. 백화점 최초 매장이자, 지난달 문을 연 도산공원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은 국내 두 번째 매장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험을 파는 백화점’ 브랜딩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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