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드-맵⑧] "때가 왔다"…정밀지도 반출, 입법·규정 재정비 필요성 대두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후 통상 협의 대상에서 제외된 '고정밀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논의는 양 국가가 정상이 만나는 회담에서 다뤄지게 됐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세 차례나 반출을 신청한 구글을 비롯해 국내 공간정보 산업을 확장하려는 미국 빅테크들로 인해 한국 고정밀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논의는 글로벌 이슈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두고 우리 정부도 신중론을 취하고 있는 만큼 오는 11일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이하 협의체)'의 최종 결정과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디지털데일리>는 'K-로드-맵'을 통해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이 갖는 함의를 ▲정책·안보 ▲산업·경제 ▲사회·윤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해 보고 K-맵 산업에 대한 비전과 경쟁력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 챗GPT 생성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올해 정밀지도 해외 반출 이슈가 한미 통상과 엮이며 논란이 제기됐으나, 최종적으로 대통령실은 '국민안보가 통상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관련 협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서는 '안보라는 대원칙 아래 정밀지도 반출 신청 허용 여부가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해지면서 '입법 등 절차를 통해 1대5000 이상의 고정밀지도에 대한 해외 반출 규정을 재정비해야 할 때가 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IT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의 공간정보 국외 반출은 주로 공간정보관리법과 국가 안보 관련 법령에 의해 규제된다. 1대5000 고정밀 지도는 별도 허가가 필수로, 국가보안법 및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 등은 민감 정보 보호의 법적 근거가 된다.
이를 보다 강화해 1대5000 이상의 고정밀 지도에 대한 해외 반출 요청에 대해 데이터센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거나, 국내 관련 보안 규정을 필히 준수하는 방향으로 규정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한 안규백 장관은 의원 시절 '공간정보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해당 법안은 해외 반출 가능한 지도를 축척 2만5000분의 1 이하로 제한하고, 축척이 그 미만인 고정밀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할 경우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고 보안 조치를 이행할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배경에는 2016년 구글의 요청 이후 제대로 된 규정 재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던 배경도 있다.
당시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에 대한 주요 쟁점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구글의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에 대해 "지도 데이터는 우리나라 ICT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자료이자 국가 안보적으로도 의미를 갖는 자료"라며 "단순히 산업적 측면의 고려뿐만 아니라 국내 서비스 이용자 보호를 위한 대비책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2020년에 한국지도학회지가 발행한 '구글의 전자지도 국외반출요구에 대한 입법론적 연구' 논문에서 군사 안보적 가치에 집중한 바 있지만, 실제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지진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AI 정부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 속, 정밀지도는 데이터이자 인프라로서 디지털 시대의 핵심 국가 자산으로 볼 수 있다"며 "데이터 주권 확립, 디지털 전환 가속화, 관련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국민 편익 증진이라는 목표 아래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국가 데이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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