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드-맵⑤] 퍼져가는 위기론…"지도 데이터 내주면 미래산업 다 뺏겨"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후 통상 협의 대상에서 제외된 '고정밀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논의는 양 국가가 정상이 만나는 회담에서 다뤄지게 됐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세 차례나 반출을 신청한 구글을 비롯해 국내 공간정보 산업을 확장하려는 미국 빅테크들로 인해 한국 고정밀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논의는 글로벌 이슈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두고 우리 정부도 신중론을 취하고 있는 만큼 오는 11일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이하 협의체)'의 최종 결정과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디지털데일리>는 'K-로드-맵'을 통해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이 갖는 함의를 ▲정책·안보 ▲산업·경제 ▲사회·윤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해 보고 K-맵 산업에 대한 비전과 경쟁력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자율주행 및 디지털 트윈 등 공간정보 산업. [ⓒ 챗GPT 생성 이미지]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구글·애플 등 빅테크에 국내 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할 경우, 자율주행 및 디지털 트윈 등 미래 산업 주도권을 내주게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안보는 물론 국내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반출 요구를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간정보산업의 부가가치율은 25.49%로 전체 산업 평균인 24.33%에 비해 높은 수준이며 이는 디지털 트윈·로보틱스 등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인 '그랜드뷰리서치'가 추정한 글로벌 디지털 트윈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167억5000만달러(한화 기준 약 23조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는 연평균 35.7% 성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트원 등 미래 정보 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만큼 이를 구성하는 '지도' 데이터도 핵심 인프라로 꼽히고 있다.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디지털 트윈 등 기술 진보가 빨라지며 지도와 같은 공간 데이터 확보가 관련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부상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도 데이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국내 정밀지도 데이터 반출 이슈는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구글은 정밀지도 반출 이유에 대해 '길찾기 등 당장의 서비스 품질이나 외국인 관광객 편의 확보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국내 IT업계에선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 스타트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구글과 같은 거대자본을 갖춘 기업이 무상으로 한국 정밀지도까지 갖추게 되면 기술 연구개발(R&D)은 물론, 장기적으로 한국의 모든 도로 데이터를 미국 기업에 잠식당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지난 4월 구글의 고정밀지도 반출 요구와 관련해 선제적으로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당시 서울시는 "관내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고정밀지도 반출과 관련한 의견을 취합한 결과 반출 시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자율주행, 위치기반 등 모든 사업 영역들이 구글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서울시 등은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에 공문 형태로 관련 의견 등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밀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여부는 해외에서 공간정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IT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네이버의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구축 프로젝트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23년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MOMRAH)로부터 약 1억달러 규모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하며 중동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정밀지도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로, 정밀도는 1대700~80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네이버는 현재 현지 거점 총괄법인을 세우고 디지털 트윈 기반 플랫폼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올해 5월 사우디아라비아 기업 디리야컴퍼니와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은 고정밀 지도를 통해 국내 주요 첨단혁신산업(O2O, 스마트시티, AR, 자율주행 등)의 주도권도 얻고자 하는 것"이라며 "지도 반출은 한국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산업 주도권을 구글에 고스란히 넘기는 셈인 데 미래의 잠재적 산업 가치를 당장의 협상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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