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AI 선발전, SKT 웃고 KT 울었다…무엇이 결과 갈랐나

[ⓒ허깅페이스 에이닷엑스3.1 소개 페이지]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국가 주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정예팀 기업이 5개로 압축된 가운데, SK텔레콤은 5순위 정예팀에 안착한 반면 KT는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정부는 4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한 정예팀을 대상으로 서면평가·발표평가를 거쳐 5개 정예팀으로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에스케이텔레콤 ▲엔씨에이아이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정예팀을 선정했다.
통신 기업 중에는 지난달 25일 서면평가 결과 압축된 10개 팀에서 SK텔레콤과 KT가 이름을 올린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룹사 내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이 주관사로 둔 컨소시엄을 통해 참여하며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SK텔레콤은 이번 사업에서 ‘포스트-트랜스포머 AI 모델’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AI 접근성 확보를 핵심 계획으로 제시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강조해오던 공약 중 하나인 ‘인공지능전환(AX) 확산’ 키워드를 겨냥한 것이 유효했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KT도 AI 확산 측면에서 자체적인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고, 다양한 협업 사례를 발굴하는 등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발굴 등이 부족한 것이 패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업계 분석도 이어진다.
◆SKT, “포스트 AI 기준 제시” 포부
SK텔레콤 정예팀은 이번 정부 과제 목표에서 포스트-트랜스포머 AI 모델로 K-AI 서비스를 구현해, 대한민국 AX 전환을 촉진하고, 국민 AI 접근성을 높이며, 글로벌 AI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텔레콤이 제시한 포스트-트랜스포머 AI 모델 키워드는 현 ‘트랜스포머’ 중심 AI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서 트랜스포머란 데이터 AI 학습 과정에서 기존 순차처리 방식 대신 병렬처리 방식을 사용해 학습 속도와 효율성을 높인 것을 의미한다. 시중에 공개된 LLM 다수가 트랜스포머 기반으로 설계됐다. 즉, SK텔레콤에서는 현재 시장에 대중화된 기술보다 진일보한 기술을 선보여 대국민 AX 확산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구체적으로 ‘국민 AI 접근성 강화’ ‘AI 대전환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를 AX 확산 두 축으로 꼽았다. 소비 대상 거래(B2C), 기업 간 거래(B2B) AI 적용사례(유스케이스)를 발굴·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B2C 분야에서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범용 AI 에이전트와 전문 지식 특화 AI 에이전트 개발을 추진한다. B2B 분야에서는 국내 주요산업인 제조·자동차·게임·로봇 등 영역을 우선 추진한다.
SK텔레콤의 컨소시엄도 이같은 목표에 맞춰 구성됐다. SK텔레콤 컨소시엄에는 B2C 및 B2B 사업 전략에 필요한 기업들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국내 대표 게임사 ‘크래프톤’ ▲현대자동차의 차량 소트웨어 계열사 ‘포티투닷’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학술 검색 특화 AI 플랫폼 ‘라이너’ ▲AI 평가 솔루션 전문기업 ‘셀렉트스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참여한다.
SK텔레콤은 컨소시엄 참여사·관계사 역량을 결집해, AI B2C, B2B 서비스들의 대중 및 산업 확산 활동도 공동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확산 활동은 ▲국민 AI 접근성 강화 ▲AI 대전환(AX) 촉진 ▲AI 생태계 기여 ▲국산 AI 반도체 활용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및 시장 진출 등 세부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5개 정예팀에게는 정부가 제공하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 1000장과 ‘B200’ 500장을 임대분으로 제공한다. 데이터 지원으로는 공동활용 가능한 100억원 규모 데이터와 각 팀별 데이터 구축가공 28억원이 지급된다. 인재 확보를 위한 지원금도 10억원씩 제공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업계 선도 기업들의 준비된 기술력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국민 일상 속 AI를 위한 최고 수준의 한국형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실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KT]
◆‘AX확산’ 방점, 통신사 인프라 강점…“KT, B2C 서비스 아쉬워”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선정 배경을 두고, 정부의 AX 확산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봤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AX 확산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AI 모델 개발 역량 만큼이나 AI 모델을 실제 각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중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같이 자체 데이터센터 인프라부터 모델 개발 기술력,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기업이 포함된 컨소시엄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실제로 지난 6월 정부가 공개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공모안내서’에 따르면, 정부는 서면·발표 평가기준표에서 ‘파급효과 및 기여계획’ 점수로 30점을 배분하고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생태계 파급효과 및 기여계획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 바 있다. 그 외 평가 기준으로는 ▲기술력 및 개발경험(40점) ▲개발 목표 및 전략·기술(30점) 등이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자체 대발 모델 ‘에이닷엑스’를 자사 AI 에이전트 모델인 ‘에이닷’에 도입했으며, 최근에는 자체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슈퍼컴퓨팅 시스템 ‘타이탄(TITAN)’에서 직접 ‘에이닷엑스3.1’ 모델 학습을 수행한 바 있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AI 확산 등 키워드를 내세운 정부 사업이다보니 대국민 대상으로 AI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역량을 지닌 기업을 중심으로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통신사 또한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이러한 기준에 부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국내에서 10여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인프라 역량을 쌓아 온 바 있다. AI 확산 측면에서도 경기도나 대법원 등 공공기관의 AX 사업을 수주하는 등 관련 행보를 이어왔으나, 결과적으로는 5개 정예팀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타사 대비 독자 AI 모델 기반 서비스 발굴 사례가 부족했던 점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KT는 지난 2023년 10월 독자 AI 모델 ‘믿:음1.0’을 출시한데 이어 올해 7월3일에는 후속 모델 ‘믿:음2.0’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를 중심으로 한 대국민 B2C AI 에이전트 서비스는 별도로 출시하지는 않았다. 지난 3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 기반 ‘AI 딜리버리 전문센터’ 등을 출범하며 B2B AX 사업 역량 확보에 나선 바 있으나, 독자모델을 내세운 B2C 서비스 발굴 사례는 비교적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과정에서 참여사에 ‘성능목표’와 ‘개발목표’에 이어 ‘서비스 목표’를 제시하도록 한 바 있다. 서비스 목표로는 ▲국민의 AI 접근성 증진(B2C) ▲전 분야 AX 혁신 지원(B2B·B2G) 등 국내 기여계획을 제시하도록 한 바 있다.
또 다른 AI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에이닷’ 서비스, LG 유플러스의 ‘익시오’ 등이 있는 반면 KT는 아직까지 그렇다 할 AI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했다”며 “AI 접근성 등을 중요시 보는 정부 평가 기준 등에 따르면, B2B 뿐 아니라 B2C 서비스 역량도 중시해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 만큼 선정 과정에서 차이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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