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앓이' 농협은행, 가뜩이나 실적 부진한데… 중앙회 납부 농지비는 대폭 '증액'

ⓒ농협은행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NH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주요 시중은행들과 비교해 작년 대비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인하 등 시장 환경 변화로 핵심 이익원인 이자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농협은행이 지출한 농업지원사업비(이하 '농지비')는 도리어 크게 급증해 실적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지비는 농촌 진흥을 위해 농협금융지주를 포함한 농협 계열사가 농협중앙회에 '명칭 사용료' 명목으로 내는 돈을 뜻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관행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농협은행의 실적 정체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31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상반기 1조18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동기(1조2667억원)와 비교해 6.2%(788억원)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2조1560억원에서 1조8630억원으로 13.6%(2930억원) 줄었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실적이 견조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2조2668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2조534억원)와 비교해 10.4%(2134억원)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순이익 또한 같은 기간 2조1876억원으로 집계돼 1년 전 1조5059억원보다 무려 45.3%(6817억원) 늘었으며, 하나은행의 순이익 역시 1년 사이 1조7509억원에서 2조851억원으로 19.1%(3342억원) 불어났다.
이처럼 5대 은행중 농협은행의 실적이 유독 뒤처진 데에는 기준금리 인하기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순이자마진(NIM)은 1.7%를 기록했다. 1년 전 1.96%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기준금리 하락 영향으로 은행과 지주가 거둔 이자이익이 크게 줄었다"며 "다만, 주가지수 상승 등에 힘입어 위탁중개수수료와 유가증권 운용수익 등 비이자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여기에도 '농지비' 부담까지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농협은행이 농협금융을 통해 중앙회에 납부한 농지비는 2194억원에 달한다. 1년 전 1852억원과 비교해 무려 18.5%(342억원) 증가한 것이다.
농업협동조합법 제159조의 2에 따르면, 농협 계열사는 중앙회에 매년 매출액 혹은 영업수익의 2.5%를 농지비로 납부해야 한다.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감소해 농지비 역시 줄어야 함에도 오히려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이 농촌 진흥 등 특수 목적을 위해 설립됐기에 농지비를 납부해야 하는 것은 납득이 간다"며 "그러나 실적이 후퇴했는데 농지비가 증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지비를 많이 납부할수록 순이익은 감소한다"며 "이런 관행을 고치지 않으면 이른 시일 내에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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