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아모레퍼시픽, 후계 구도 재편 될까?…서호정, 오설록 입사로 첫 발

최규리 기자
아모레퍼시픽 전경.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전경. [ⓒ아모레퍼시픽]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국내 화장품 대기업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후계 구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인다. 그간 서정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수면 아래에 있던 차녀 서호정 씨가 중심에 섰다.

호정 씨가 지난 1일 자로 그룹 내 티(茶) 브랜드 전문 아모레퍼시픽 홀딩스의 자회사 오설록에 입사했기 때문이다. 표면상으로는 일반 직원과 같은 출발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본격 경영 수업의 시작이자, 그룹의 미래를 가늠할 신호라고 본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녀 서호정씨(30) 사진.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녀 서호정씨(30) 사진. [ⓒ아모레퍼시픽그룹]

◆ 장녀는 휴직, 차녀는 입사…엇갈린 행보=그간 장녀 서민정 씨가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돼 왔으나, 최근에는 경영 참여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후계 구도에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차녀 서호정 씨는 1995년생으로,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이후 별다른 사회 경력 없이 최근 오설록 PD(Product Development)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으며, 현재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 등 실무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입사를 두고 업계에서는 경영 수업의 시작이자, 향후 승계와 관련된 행보로 연결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그동안 유력한 후계자로 주목받았던 장녀 서민정 씨는 현재 그룹에서 휴직 중이다. 베인앤컴퍼니 등 글로벌 컨설팅사 출신인 서 씨는 2019년 아모레퍼시픽 입사 후 전략, 영업, 북미 사업 등을 경험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지만, 2023년 7월부터 휴직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구조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서경배 회장(48.66%)이며, 서민정 씨는 2.75%, 서호정 씨는 2.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자매 간의 지분 격차는 0.2%포인트에 불과하다. 과거에는 민정 씨의 실무 경험과 지분을 근거로 후계 구도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호정 씨가 그룹 내에서 공식 활동을 시작하면서 구도 재편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 티 브랜드 '오설록', 차세대 실험 무대 될까=호정 씨가 입사한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홀딩스 티(茶) 브랜드 전문 자회사로, 2019년 분사를 통해 독립했다. 브랜드 출범은 1979년으로, 분사 이후 프리미엄 티 시장을 겨냥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최근 실적은 이러한 전략이 일정 성과를 거뒀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오설록은 매출 936억원, 영업이익 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2%, 69% 증가한 수치다. 이는 아모레퍼시픽그룹 내 비화장품 계열임에도 불구 높은 성장률이다.

이런 배경에서 호정 씨가 신입사원으로 첫 커리어를 시작한 곳이 오설록이라는 점에 시선이 쏠린다.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 구조 속에서 실무 경험을 쌓는 것은 후계 수업의 기초 단계로 적절하다는 평가다. 계열사 중 하나에서 실무 전반을 직접 경험하며 경영 감각을 키워가는 과정으로도 해석된다. 향후 오설록에서의 성과에 따라 그룹 내 입지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호정 씨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기도 했고, 경영권 승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정해진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며 "본인의 전공과 연관된 계열사에 신입으로 입사했고, 팀원으로서 본인이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규리 기자
gggyu@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