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편의점, 매출 꺾이자 ‘돈키호테 전략’ 꺼냈다

유채리 기자
CU는 이달부터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CU]
CU는 이달부터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CU]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오는 사람 자체가 줄어 힘들다.”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요즘 사람들이 소비를 잘 안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본사에서 새로운 상품이나 콘텐츠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본다. 그렇지만 도입 여부는 금액 지원 규모나 제품 기획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편의점 업계는 식음료를 넘어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품목 확대에 나서고 있다. 간식이나 식품 외에 화장품, 옷, 기념품, 약 등을 판매하는 일본 종합 잡화점 ‘돈키호테’가 겹쳐 보이는 이유다.

여기에는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 소비심리 침체 등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들은 지난 5월 역성장을 기록했다.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역성장이다.

먼저 CU는 이달부터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를 본격화한다. 건기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1만8600여개라는 최대 점포 수를 활용해 관련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사 전용 제품을 선보여 차별화를 꾀하려 한다.

지난 6월에는 특정 지점에 타투 키오스크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림과 텍스트 등 100여 가지 도안에서 골라 1~2초 만에 원하는 디자인을 피부에 새겨 넣을 수 있다. CU는 단순한 구매 채널에서 벗어나 편의점의 기능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GS25에서 모델이 리틀리 위찌 상품을 바라보고 있다. [ⓒGS25]
GS25에서 모델이 리틀리 위찌 상품을 바라보고 있다. [ⓒGS25]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무신사와의 협업을 강화한다.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여름 시즌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는 일상 아이템을 생활 밀접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라인이다. 기존 무신사와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에서만 살 수 있던 상품을 GS25에서도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GS25는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운영 매장을 3000여 곳에서 5000곳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출시 직후 대비 지난 6월5일~7월1일 기간 동안 매출 신장률이 2배를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뷰티 카테고리 협력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 2일부터 전국 GS25 매장에서 GS25X무신사 전용 뷰티 브랜드 ‘리틀리 위찌’를 선보였다. 리틀리 위찌는 무신사가 운영하는 ‘영(Young)’ 타겟 자체 뷰티 브랜드 ‘위찌’의 세컨드 라인이다. 지난 ‘손앤박’과 협업해 3000원 색조 화장품을 론칭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선크림과 세럼, 마스크팩, 크림 등 기초 화장품을 선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은 결국 고객들이 매장에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기존에 고정적으로 오는 고객 외에 새로운 고객 유입을 위해 기존에 하지 않았던 것들로 확장하는 측면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성장률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는 듯하다. 시장 자체가 많이 포화됐다. 편의점 외에 도시락이나 인기 디저트를 구입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편의점 역시 새로운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채리 기자
c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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