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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유영상 SKT 대표 “단기 실적 타격 불가피, 중장기 신뢰 집중해야”

오병훈 기자
(왼쪽부터) SKT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 센터장, 유영상 대표, 임봉호 MNO사업부장이 4일 개최된 SKT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SKT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 센터장, 유영상 대표, 임봉호 MNO사업부장이 4일 개최된 SKT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기자] SK텔레콤이 4일 정부 민관합동조사단 최종결과보고 발표 직후 가입자 대상 보상안과 위약금 면제 해지 계획, 정보보호체계 강화 방안을 밝혔다. 1조2000억원 규모 자금을 단계적으로 투입해, 자사 정보보호체계 체질을 개선하고, 이용자 보상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단기적 손해는 불가피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SKT는 이날 유출 사고 사후 조치로 ‘책임과 약속’ 시행 계획을 밝혔다.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에는 침해사고로 인한 고객의 피해를 원천 차단하는 ‘고객 안심 패키지’와 향후 5년간 총 7000억원 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정보보호 혁신안’, 2400만 SKT 고객이 모두 이용 가능한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 ‘약정고객 해지 위약금 면제’ 등으로 구성됐다.

유 대표는 총 1조원 이상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향후 실적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SKT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올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17조8000억원에서 8000억원 내린 17조원으로 정정공시했다.

SKT는 공시를 통해 “상기 전망은 2025년 사이버 침해사고와 관련한 고객 감사 패키지 시행(가입자 보상안, 총 5000억원 규모) 및 시장상황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하 유영상 SKT 대표,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 센터장, 임봉호 MNO사업 부장과 일문일답.

Q. 실적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한 보상안인가.

A. (유영상 대표) 고객 감사 패키지로 5000억원, 정보보호체계 강화에 7000억원 등이 투자되면서 비용 효과가 발생한다.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해킹 사태 계기로 장기적인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기 실적 저하는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장기적으로 보안이 강한 회사로 거듭나겠다.

Q. 유 대표는 이전에 국회 청문회에서 해지 위약금을 면제하면, 회사에 7조원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때 발언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하나.

A. (유영상 대표) 굉장히 큰 손실이 예상된다는 점은 유효하다.다만, 그때 언급한 규모는 시장의 불안정함이 가장 높은 시기이자, 가입자 이탈이 많은 시기였다. 이사회 논의 결과 고객 이탈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위약금 면제를 시행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Q. 면제를 포함해 보상안과 정보보안 관련 투자로 매출 이나 영업이익이 감소될 것이라 공시했는데, 감소폭은 어느정도로 예상하나.

A. (유영상 대표) 영업익 감소는 확정 수치도 있지만, 보상안 이후 고객 반응을 미리 알 수는 없다.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기는 어렵고 공시할 정도로 중대한 매출 감소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공시했다.

Q. 2차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열린 SKT 브리핑에서 통신기록(CDR) 암호화했다고 했는데, 조사단 최종 조사 결과에서는 암호화가 안 됐다고 밝혀졌다. 정확한 해명이 필요하다.

A. (류정환 센터장) 2차 조사 발표 당시 “CDR이 암호화돼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당시 마스킹 처리 통해 보호가 되고 있었던 것을 암호화라는 표현을 쓴 부분이 있다. 이는 소통의 원활함을 위해서였다. CDR 까지도 암호화하는 방향으로 정보보호체계를 가져갈 수 있도록 혁신안 포함하겠다.

Q. SK텔레콤에서 최근 집중하고 있는 AI 투자에도 타격이 있지 않겠나.

A. (유영상 대표) AI 피라미드 전략을 중심으로 인프라부터 AI 대전환 모델, 에이닷(A.)과 같은 서비스 강화를 준비를 하고 있던 상황에 사태가 터졌다. 매출과 이익이 급감하면서, AI 투자에 있어서도 일정도 영향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T는 AI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선택 집중 과정에서 ‘선택’해야 할 사업이다.

Q. 무제한 데이터 가입자 입장에서 ‘5개월 간 데이터 50GB 추가 제공’ 보상은 의미가 없지 않나.

A.(유영상 대표)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은 요금이 높다. 이에 대응해 8월 통신요금 50%도 동시 제공하겠다고 한 것이다. 50% 할인해주는 것과 관련해 무제한 요금제가 아닌 가입자는 지불 요금이 적으니 50% 보상안이 더 적다 느낄 수 있다. 이런 상호보완적인 설계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Q. 대규모 재원이 투입될텐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사결정도 포함됐나.

A. (유영상 대표) 이전에 밝힌대로 SK그룹은 이사회 중심 경영을 하고 있다. 결정은 대표와 이사회가 결정한다. SK그룹에서 결정하는 게 아니다. 최 회장도 스스로 지난 5월 간담회에서 결정 권한이 없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Q. 많은 가입자가 결합할인혜택을 받기 위해 인터넷 TV 등 서비스에도 가입돼 있던 상황이다. 위약금 면제 범위와 기준은 어떻게되나.

A.(유영상 대표) 결합했다 해도, 모바일 관련 위약금과 유선(인터넷) 위약금은 따로 존재한다. 면제되는 부분은 모바일 쪽에 한정된다.

Q. 위약금 환급 신청이 오는 15일부터인데, 환급 작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A.(임봉호 사업부장) 환급 신청은 15일부터 가능하며, 유통망에서 신청 가능하다. 신청 고객에게는 1주일 이내 송금을 할 예정이다. 다만, 환급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하고 신청 못하는 이용자에게는 MMS로 안내할 예정이다. 이미 서비스를 해지한 가입자에게 MMS 안내를 하기 위해서는 정부 협조가 필요하다. 이것이 해결되면 MMS로 안내할 예정이다.

Q. 정부 민관합동조사결과 2022년에 이상 접속을 감지하고 KISA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제대로 보고하고 조치했으면, 이번 사태도 막을 수 있었을텐데, 왜 그런 결정했는가.

A.(유영상 대표) 진정으로 잘못한 부분이다. 2022년 당시 긴급히 내부 조사를 진행해 악성코드를 발견하고 대응했다. 유출 피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추정키로는 담당자가 법적 신고 대상임을 몰랐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진에게는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응 메뉴얼 교육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Q. 조사 과정에서 협력사 공급망 보안 문제가 드러났다. 이로 인해 88대 서버 감염됐다고 하는데, 전반적인 보안 체계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A.(류정환 센터장) 공급망 보안 미흡했다. 관련해 악성코드가 활성화됐다는 증적은 찾지 못했다. 전체적인 해킹 사고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합조단 발표한 것으로 안다. 공급망 보안 중요하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프로세스 중 뭐가 문제인지 짚고 개선하겠다.

Q. 정부조사결과에서 SKT가 정부의 자료보존 명령을 어기고 서버 2대를 포렌식 불가한 상태로 전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상황은 어땠으며, 관련 지시자는 누구인가.

A. (유영상 대표) 4월20일 날 담당부서에 정부의 자료보존 명령이 전달되기 전에, 서버를 초기화하는 실수가 있었다. 해당 서버는 핵심 서버로,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초기화 한것이다.

Q. 정보보호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했다. 정보보호 인력 충원 계획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나. 외주인력에 치중된 인력 구성 등에 대해서는 조치 계획이 없나.

A.(유영상 대표) 현재 SKT에는 외주 인력이 많다. 외주 인력은 SK쉴더스 인력이기 때문에 (외주인력이 많은 게 무조건 단점이라 할 수 없고) 장단이 있다고 본다. 내부 인력을 통해 보안 역량을 정제시켜야겠다는 내부 판단도 있다.

A.(류정환 센터장) 외부에서 영입하고, 산학 연계를 통해 역량을 높이는 방식을 고민 중이다. 150명 수준까지 확보를 해서 보안 인력을 확충하고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 1일자로 이종현 박사를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로 영입했고, 추가적인 인력 보강이 이뤄질 것이다.

Q. 정보보호 투자액 7000억원은 SK브로드밴드까지 포함된 것인가

A.(유영상 대표) 그렇다. SKT와 SK브로드밴드 합산한 투자금이다.

Q. 대리점 관련 이야기가 없었다. 신규영업중단 기간 동안 대리점의 신규영업 건당 15만원씩 산정해 보상하겠다고 했는데, 추가적인 보상 방안은 없나.

A.(임봉호 사업부장) 신규영업이 중단된 지난 5월5일부터 재개 시점인 지난달 23일까지 약 50일간 대리점 판매량을 계산해서 건당 15만원에 해당하는 손실금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추가적으로 각종 대응으로 힘들었던 점을 고려해 추가지원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정확한 지원금액은 대리점 별로 상이해, 대리점 별로 전달한 상황이다. 지급 시기는 7월 말경으로 계획 중이다.

오병훈 기자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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