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는 가격×세율, 전략이 답"…트럼프 시대 K-배터리 통상 대응법 [소부장박대리]
25일 한국배터리산업협회·삼일회계법인 공동 개최 세미나
소주현 삼일PwC, IRA·OBBB 통상 리스크 대응 전략 제시

소주현 삼일PwC Tax 파트너. / 사진 = 배태용 기자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위기 속에서도 미국에서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세율은 못 바꾸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전략적으로 대응해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25일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삼일PwC(삼일회계법인) 공동 주관으로 열린 '최신 미국·EU 통상 정책 및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소주현 삼일PwC Tax 파트너는 배터리 산업에 미치는 통상 규제 영향을 짚으며 "K-배터리 기업들이 단기적 대응과 중장기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미국 내 보호무역 기조가 다시 강화되면서, 특히 전기차와 배터리 부문에 대한 관세와 수출통제, 투자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는 상황이다. 소 파트너는 ▲관세 ▲수출통제 ▲무역협정 3대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단순히 '세율'만 볼 게 아니라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OBBB(Offshore Balancing and Buy Back Act, 미 통상정책 강화법안) 등 주요 법안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무역확장법(232조)이나 국가비상경제권법(IEEPA) 등 미국 통상법은 국가별 또는 품목별로 서로 다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되며, 이 때문에 기존 FTA만 믿고 대응하면 오히려 불이익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한국은 한미FTA 체결국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와 배터리 부품에는 여전히 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현실이다. 소 파트너는 "FTA가 있더라도 품목 또는 국가 예외 조항을 통해 여전히 과세가 가능하다"며, 기업들은 품목별 관세 적용 방식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RA 시행 이후 미국 진출을 확대했던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향후 OBBB 법안 통과 여부에 따라 투자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 파트너는 "OBBB는 현재 상원 심의 중으로, IRA에서 제공하던 세액 공제를 유지하되 중국산 원재료 및 부품에 대한 규제를 더욱 정교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FEOC(우려 외국 기업)' 개념은 기존 '지분율 25% 초과' 규정에서 벗어나, 영향력 있는 기관이나 기술 통제 여부 등까지 포괄하는 방식으로 강화됐다. 이에 따라 CATL 등 중국계 배터리 소재 업체와 거래하는 경우 미국 내 세액 공제 자격을 잃게 될 수 있어, 공급망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
소 파트너는 "이제는 단순히 중국을 배제하는 문제를 넘어서, 미국이 얼마나 정교하게 자국 중심 공급망을 설계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라며 "기업들도 자신이 거래하는 업체가 규제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하면 대체 공급처 확보 및 원가 구조 조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실제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경쟁사 동향 파악은 중요하지만, 각 기업의 제품 구성과 수익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자사 관점에서 직접적인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 대응 전략으로는 ▲HS코드 재검토 ▲제조원가 조정 ▲생산지 다변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수입신고 시 활용 가능한 절감 아이디어를 적극 검토하고, 장기적으로는 멕시코·동유럽·동남아 등으로의 생산거점 분산을 통해 관세 리스크를 회피하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트럼프 당선 이후 정책 변화, OBBB 최종 법안 내용 등에 따라 글로벌 통상 환경은 빠르게 바뀔 것"이라며 "정책 변화에 따른 실질적 영향과 기회를 정밀하게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게 K-배터리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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