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승부수 띄운 韓 양극재…합작 검토·라인가동 등 속도전 돌입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에 속도를 내면서 관련 소재 공급망도 점차 구축되는 모습이다. 엘앤에프를 시작으로 에코프로비엠, LG화학, 포스코퓨처엠 등이 잇따라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고 관련 공급망관리(SCM)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발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크게 늘면서 국내 업계의 LFP 전환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배터리에 대해 고율 관세와 조달 제한 등의 제재를 강화하고 있어 장기적인 국내 배터리 업체의 LFP 시장 진입의 반사이익이 될 수 있어서다. 특히 미국 내에서 신뢰성과 공급 안정성이 강조되는 만큼 현지 생산 역량을 갖춘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지난 16일 발행키로 한 30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권(BW) 중 2000억원을 신규 LFP 양극재 생산법인 설립에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별도 법인을 세워 LFP 양극재 생산에 돌입, 중장기적인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이를 위해 협력사와 국내 공동 합작법인(JV) 설립, 혹은 단독 별도 법인 설립을 검토하는 한편 미국 스타트업인 미트라켐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현지 진출을 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도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소재사와 함께 범용 LFP용 전구체·양극재 생산을 위한 협의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내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전기차용 고밀도 LFP 양극재 개발에도 나섰다.
에코프로비엠은 연산 3000톤 규모의 LFP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샘플 공급을 진행하고 있으며, LG화학도 청주 공장 내 LFP 파일럿 라인을 가동해 이를 공급하기 위한 협의에 돌입한 상태다.
양극재 업계가 LFP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배터리 수요의 중심축이 ESS로 이동하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 전기차 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지고 주요국의 정책 지원까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ESS 수요 확대로 대체 시장으로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ESS는 전기차와 달리 고정된 장소에서 반복적인 충방전을 요구하는 만큼 안정성과 긴 수명을 앞세운 LFP 배터리가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LFP는 에너지 밀도와 무게 측면에서는 불리하지만 충방전 수명이 길고 구조적 안정성이 뛰어나 화재 위험이 낮다.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들도 이에 발맞춰 LFP 배터리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월 미국 테라젠과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2월에는 엑셀시오와 7.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올해 들어서도 폴란드 국영전력공사(PGE), 미국 델타 일렉트로닉스 등과의 계약이 이어지며 수주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삼성SDI는 미국 넥스트에라에너지, 독일 테스볼트 등에 대한 수주를 확보하며 ESS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납품 제품은 기존 주력인 삼원계(NCA) 배터리가 될 것으로 보이나, 내년부터는 LFP를 탑재한 ‘삼성배터리박스 2.0’을 통해 타 고객사를 향한 수주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SK온은 아직 관련 수주 성과가 없지만 내부 조직 개편과 ESS 집중도 향상을 통해 수주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주력인 파우치형 배터리를 LFP 케미스트리로 전환하는 한편, 폼팩터와 케미스트리를 동시에 변경한 각형 LFP 배터리 상용화도 추진 중이다.
업계는 타 권역에 비해 미국 시장 중심의 ESS 수주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ESS는 대부분 중국산 배터리에 의존하고 있지만, 고관세와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공급망 다변화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산 LFP 배터리가 40%에 달하는 고율 관세에도 여전히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원가 절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이후 중국산 원재료 비중을 낮추려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국내 소재사와 셀 제조사 간 공급 협력도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상주 리원 등 중국산 양극재를 사용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포스코퓨처엠, LG화학, 엘앤에프 등과의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SDI는 엘앤에프와, SK온은 에코프로비엠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ESS는 국내 셀·소재·부품 업체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국내 셀 제조사의 LFP 양산 시점은 빨라도 2026년 말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진입을 위한 차별화 전략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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