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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서도 글로벌로 난다…무신사 ‘3조 프로젝트’ 시동

유채리 기자

박준모 무신사 대표가 1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5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행사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무신사가 5년 내 글로벌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입점 브랜드에 무신사 풀필먼트 서비스(MFS), 국내‧글로벌 스토어 입점 연동, 국내‧글로벌 앱 통합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발표했다. 무신사가 비상 경영 체제 속에도 성공 신화를 글로벌에도 이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무신사는 1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5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행사에 앞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박준모 무신사 대표가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서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발표 주제는 ‘무신사가 ’K-패션 브랜드‘와 함께 만드는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다.

박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날 간담회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글로벌이라는 단어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큰 시장”이라며 “글로벌 시장 규모가 3000조원에 가깝다는 데이터가 있다. 전체 세계 패션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 남짓하다”라고 털어놨다.

세계 시장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무신사는 지난 2022년부터 글로벌 스토어를 론칭해 영향력 확장에 나섰다. 기대에 부응하듯 글로벌 스토어 거래액이 연평균 260%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4월 말 기준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입점 브랜드는 2000여개에 달하며, 4월 기준 글로벌 스토어 MAU(월간 활성 사용자수)도 3000만 명에 이른다.

박 대표는 “무신사는 수많은 K-패션 브랜드의 인큐베이션이었다. 기성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기존에 접근하기 힘든 고객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라며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입점 브랜드를 위한 지원 방안도 발표됐다. 무신사 풀필먼트 서비스(MFS), 국내‧글로벌 스토어 입점 연동, 국내‧글로벌 앱 통합 계획이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가 1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2025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행사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먼저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를 위해 글로벌 물류의 전 과정을 대행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입점 브랜드가 국내에 있는 무신사 물류센터에 상품 재고를 입고하면 국내와 해외 고객 주문에 대응하는 물류 전 과정을 풀필먼트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물류 인프라 확보에 집중 투자하려 한다. 박 대표는 “해외에서 현지 사업체와 비슷한 수준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해 동일한 경험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이 과정에서 인프라 확보와 물류 센터 자동화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듯하다. 비용을 정확히 추정하기는 어렵다. 분기에 한 번씩 재검토하고 있다. 전체 사업에서 물류가 핵심인 만큼 투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오는 8월부터 파트너 브랜드를 대상으로 국내 스토어와 글로벌 스토어 간 입점 연동 시스템도 제공하려 한다. 현재 2000여개 정도인 글로벌 스토어 입점 브랜드를 8월 이후 8000개 이상까지 늘릴 예정이다. 국내와 글로벌 앱을 통합해 현재 제공하고 있는 검색, 추천, 랭킹, 콘텐츠 등의 서비스를 해외 고객에게도 제공한다.

쉽지만은 않다. 무신사는 지난 4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박 대표는 “여러 도전이 많고 경기가 좋지 않다”라며 “기존에는 설계한 목표에 따라 투입을 하면 예상한 만큼의 산출이 뒤따랐다. 지난 몇 개월 동안 기대치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게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를 그대로 반복하면 계획 달성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날을 준비해야 했기에 그런 관점에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유지하고 있다”라고 그는 이야기했다.

박 대표는 “이제 브랜드들은 클릭 한, 두 번으로 해외에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타깃 국가 소비자들은 ‘K-패션’ 붐에 따라 더 많이 무신사 글로벌을 접할 수 있게 된다. 국내에서 만들어냈던 시장 기회를, 해외에서도 같은 규모로 K-패션 브랜드에게 만들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브랜드가 잘하는 상품과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 이 외에 해외 판매에 필요한 모든 걸 무신사가 다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유채리 기자
c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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