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노우플레이크 창업자 “데이터 민주화, 이제는 실현의 시간”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기계가 문서·파일·이미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평생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일입니다. 마치 공상과학에서나 가능한 일이 현실이 된 것 같습니다.”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업체 스노우플레이크의 베누아 다쥬빌(Benoit Dageville) 공동창업자가 AI 시대 데이터 혁명을 목격하며 건넨 소감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2012년 설립된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초기엔 데이터 웨어하우스 서비스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데이터 엔지니어링, 분석, AI, 애플리케이션 개발까지 아우르는 종합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AWS·마이크로소프트 애저·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와 연계해 기업 데이터 저장·분석·공유·AI 활용을 통합 지원한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700억달러(100조 원) 수준이다.
지난 6월2일(현지시간)부터 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스노우플레이크 서밋 2025’에서 만난 다쥬빌 스노우플레이크 공동창업자 겸 제품부문 사장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완전한 혁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SQL(데이터베이스 조회 언어)을 전혀 모르는 비즈니스 사용자도 이제 자신의 데이터와 대화할 수 있다”며 “이것이 진정한 데이터 민주화”라고 강조했다.
◆ “SQL 몰라도 데이터와 대화”...진정한 민주화 시대=다쥬빌 창업자가 ‘완전한 혁명’이라고 표현한 비정형 데이터 처리 기술은 그의 커리어를 기준으로도 중요한 전환점이다. 그의 커리어를 돌아보면 데이터 처리 기술 진화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커리어 초기엔 정형 데이터, 즉 테이블 형태 엑셀 데이터만이 ‘데이터’였다”며 “2005년경 로그나 IoT 기기에서 나오는 반정형 데이터가 등장했을 때도 충격이었지만 기계 생성 데이터라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현재 변화는 차원이 다르다. 그는 “지금은 문서, 이미지, 음성 등 인간이 만든 콘텐츠를 기계가 직접 해석할 수 있게 됐고, 이는 데이터 활용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일”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혁명은 ‘스노우플레이크 인텔리전스’를 통한 AI 접근성 확대다. 이는 자연어로 질문하면 AI가 자동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답변과 시각화 차트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다.
다쥬빌 창업자는 “(공동창업자) 티에리 크루아네스와 스노우플레이크를 시작할 때 원했던 것은 모든 회사가 구글이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구글처럼 방대한 데이터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모든 기업에 제공하겠다는 목표였다.
그는 “당시엔 회사 내 몇몇 데이터 전문가들만 가능했지만, 이제 정말로 모든 사람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자연어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필요한 인사이트를 얻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다쥬빌 창업자는 “AI를 매일 사용하는데 업무 생산성이 기존 대비 3배 이상 향상됐다”고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다. 실제로 그는 코딩 작업의 경우 이전에 하루 종일 걸리던 일을 2-3시간 내에 완료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복잡함은 우리가, 편리함은 고객에게”=데이터 민주화가 모든 사람의 무분별한 데이터 활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AI 시대에 접어들며 데이터 거버넌스(관리체계)와 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다쥬빌 창업자는 진정한 민주화를 위해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양질의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접근 권한을 관리하는 체계, 그리고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는 시맨틱 구조다.
그는 복잡한 요구사항을 ‘어떻게 단순하게 만들 것인가’가 스노우플레이크 철학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복잡성은 에너지와 같아서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으며, 결국 그 부담을 누가 질 것이냐의 문제”라며 “가장 쉬운 방법은 고객에게 설정을 맡기는 것이지만, 우리가 복잡성을 플랫폼 내부에서 감당하면 많은 고객이 간편한 경험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WS나 MS 애저 같은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직접 권한 설정, 보안 구성, 데이터 연결 등을 요구한다. 반면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와 거버넌스를 플랫폼 중심에 두고, 모든 기능을 통합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는 “기존 클라우드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서비스 간 연계가 부족해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옮기거나 권한을 다시 설정해야 했다”며 “스노우플레이크는 애초에 이 같은 단절 없이 작동하도록 설계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포스트그레SQL 전문 기업 크런치 데이터를 인수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그는 “기존엔 데이터를 애플리케이션 쪽으로 옮기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애플리케이션 로직을 데이터 쪽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있는 플랫폼 안에서 모든 처리를 실행하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테넌트(고객사) 간 데이터 공유 기능을 강조했다. 데이터를 별도로 복사하지 않아도 서로 다른 고객 간 안전한 협업과 분석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 “기다리지 말고 지금 시작하라”=성공적인 AI 도입을 위한 전략에 대해 다쥬빌 창업자는 “기술이 충분히 성숙할 때까지 기다리는 태도보다는, 지금부터라도 중요한 활용사례를 시도하고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AI 기술에 익숙해지고 내재화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므로 먼저 시작한 기업이 결국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논리다.
그는 실제 사례로 영업 조직에서 고객과의 모든 대화를 AI가 분석해 신규 잠재 고객을 식별하거나, 고객지원 조직에서 대부분 문의를 자동 처리해 만족도를 높인 기업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AI 덕분에 고객들이 문제에 대해 훨씬 빠르게 답변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거대언어모델(LLM) 선택, 데이터 보안 문제 등 복잡한 설정으로 AI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스노우플레이크는 이러한 복잡성을 플랫폼 차원에서 검증된 방식으로 통합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빠르게 혁신에 착수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서밋에서 발표된 ‘오픈플로우’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에서 출발했다. 이는 각기 다른 시스템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하고, 일관된 형식으로 변환해 스노우플레이크에 로딩하는 과정을 간소화해주는 기능이다. 복잡한 파이프라인 구성없이 데이터 수집과 처리, 분석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노우플레이크가 지향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복잡한 기술을 고객의 입장에서 단순한 경험으로 전환하고, 데이터 전문가만이 할 수 있었던 작업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다쥬빌 창업자 표현처럼 더 많은 사람이 데이터를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KAIT, 통신대안평가와 알뜰폰 이용자 금융 접근성 제고
2025-06-24 16:23:17'2025 개인정보 미래포럼' 개최…AI 개인정보 보호 방안 논의
2025-06-24 16:00:00iM뱅크, 정보보호 분야 발전 위해 경북대·대경ICT산업협회와 맞손
2025-06-24 15:58:34국정기획위, '규제 합리화 TF' 구성…R&D 예산 확충도 논의
2025-06-24 15:46:55'한국판 SCHD'… 한화자산운용 'PLUS 고배당 ETF', 순자산 1조원 돌파
2025-06-24 15:3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