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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로 보는 기술 수출시대 해법... ‘테스트베드’ 코리아가 살길

조윤정 기자
지난달 25일 사우디아라비아 디리야 게이트 개발청 내 전시된 조감도 모형 앞에서, 류긍선(사진 왼쪽 세 번째)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들이 디리야컴퍼니 관계자들로부터 디리야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카카오모빌리티]
지난달 25일 사우디아라비아 디리야 게이트 개발청 내 전시된 조감도 모형 앞에서, 류긍선(사진 왼쪽 세 번째)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비롯한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들이 디리야컴퍼니 관계자들로부터 디리야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올해 창사 10주년을 맞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시장에서 축적한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에서 검증된 ‘통합형 솔루션’ 모델을 해외 수요처와 연결하는 동시에, 현지 모빌리티 업체들과의 협업을 확대하는 등 중개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對 중동 인프라 수출 시대에서 솔루션 수출 시대로… ‘첨단 산업’ 수출 앞장선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25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수도 리야드 근처의 총 면적 14km²에 달하는 부지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인프라·도시 개발 계획 ‘디리야 프로젝트’에 플랫폼 중심 이동 경험 제공을 목표로 한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창사 이래 최초로 ‘주차 플랫폼 솔루션’ 해외 수출에 시동을 건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1차적으로 디리야 프로젝트 부지 내 차량 6만대 이상의 주차장 인프라를 운영하고, 이용객의 주차 예약 및 결제 등을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 시스템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가오픈 상태로 운영 중인 일부 구역의 주차 공간을 대상으로 실증 (PoC) 추진에 집중한 뒤, 그 결과에 따라 협약 파트너인 디리야컴퍼니와의 협의를 거쳐 디리야 전체의 주차 솔루션 제공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0년 모바일 네트워크 신호 기반의 실내 측위 기술인 '융합 실내 측위(FIN·Fused Indoor localizatioN )'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FIN 기술을 카카오내비에 적용함으로써, GPS 신호가 닿지 않는 지하 주차장이나 터널에서도 정확한 길 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광범위한 지역 내 서로 다른 인프라를 단일 시스템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UPC(Universal Parking Controller) 기술을 비롯, 시설별 수요 패턴을 분석해 지역 단위로 주차 수요를 분산하는 데이터 중심 전략 등 운영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

과거 중동 지역은 국내 건설 기업들이 도시 인프라 개발에 참여해온 주요 진출 시장이었으나, 최근에는 카카오와 네이버 등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성과를 내며 수출 산업의 무게중심이 전통 산업에서 디지털 산업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

국내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업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을 확인하고, 더 나아가 그 역량이 필요한 해외의 적합한 수요처를 적극적으로 발굴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의 해외 진출 기회를 창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디리야 프로젝트 조감도. [ⓒ 카카오모빌리티]
디리야 프로젝트 조감도. [ⓒ 카카오모빌리티]

◆ 카카오T로 괌 택시 호출까지…글로벌 중개 플랫폼 구축 속도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차 인프라의 운영 등 모빌리티 솔루션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플랫폼 진출 사례 또한 만들어가고 있다. 우선 카카오 T 앱을 통해 국내 이용자가 해외에서도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받을 수 있는 해외 차량 호출 서비스를 유럽, 아시아, 동남아시아, 미국 등 총 30여개국을 대상으로 제공 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던 경험 그대로 카카오 T 앱을 통해 현지 차량 호출 서비스를 비롯한 주요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서 2023년 3월 글로벌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Splyt)’를 인수해 글로벌 연동 체계 구축 기반을 마련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고도화된 플랫폼 기술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스플리트의 글로벌 모빌리티 중개 기술과 결합해, 전 세계 현지 모빌리티 서비스 공급자와 이용자 수요를 연결함으로써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발판을 닦은 것이다. 스플리트는 2015년 영국에서 설립된 글로벌 중개 플랫폼으로, 글로벌 슈퍼앱을 대상으로 데이터 연결을 통해 글로벌 API 표준화를 제공하며, 다양한 앱들의 공급자와 이용자 수요를 연결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괌에서는 국내 모빌리티 기업 최초로 2022년 7월부터 플랫폼 - 기사앱(픽커) - 파트너어드민(관제시스템)에 이르는 모빌리티 플랫폼 인프라 전체를 괌 현지에 적용해, ‘카카오 T 괌 택시 예약 서비스’의 운영을 시작하기도 했다. 해당 서비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처음으로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ICT 기술 그대로 해외 현지 인프라에 적용해 이용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첫 사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해당 서비스 구현을 위해 괌 최대 택시 브랜드인 ‘미키 택시 서비스(Miki Taxi Service)’와 협업했다.

◆ 한국, 첨단 기술·플랫폼 ‘테스트베드’ 환경 유지해야

카카오모빌리티 해외 수출 전략의 실질적인 뿌리는 결국 ‘국내 사업’이다. 국내에서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모델을 상용화하고 성과를 낸 경험이 해외 시장 진출의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와 달리, 플랫폼의 효용성과 안정성을 해외에 입증하기 위해서는 실제 운영되고 있는 현장의 사례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역량과 기술력은 중동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 토후국의 디지털청 관계자들이 카카오모빌리티 사옥을 방문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체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교통포럼(ITF) 글로벌 방문단, 일본 택시 단체 ‘크로스택시(X Taxi)’ 등 각국의 교통 관계자들이 판교 사옥을 찾아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와 솔루션의 해외 진출에 있어서는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며 잘 작동되는 현장이 곧 ‘시제품’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출 장려를 위해서는 자국 플랫폼 기업의 국내 활동이 잘 장려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모빌리티 업계는 향후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의 등장을 두고 글로벌 단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예정인 만큼, 국내 기업에 대한 지원과 규제 환경 조성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정 기자
y.jo@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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