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꺾이는 수출, 절실한 해외 진출…새 정부의 '보안산업 살리기' 과제

김보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을 계기로 국내 보안 산업에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주목된다. 내수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질적 성장을 하기 어려웠던 국내 보안 기업들은 수출을 비롯한 정책 개선과 지원 강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국민생활안전 및 재난 대응 공약의 일환으로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는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핵심 인프라 및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사이버 보안 강화 ▲범정부 차원 사이버보안 대응 체계 구축 ▲민관 협력을 통한 사이버보안 기술·산업 경쟁력 강화 ▲지역 및 중소기업 등 사이버보안 사각지대 해소 ▲피싱, 스미싱 등 디지털 민생안전 대응 강화 등 과제가 포함됐다.

이러한 공약은 국가 차원에서 사이버보안 체계를 강화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국내 보안기업들에 대한 지원책이 미비하다는 특징이 있다. 세부 과제로 '사이버 보안 기술 다양성 확보 및 핵심기술 국산화 지원'이 있지만, 실제 고질적인 국내 시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국내 보안 기업들이 내수 시장을 필두로 사업을 이어왔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국내 보안 기업들의 경우 90% 안팎으로 내수 사업에 의존하고 있고, 적은 보안 수요 속 일명 '땅따먹기'식 저가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누가 더 나은 기술력을 갖췄는가'보다 '누가 더 저렴하게 보안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가'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공공사업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지는 실정이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가 공개한 '2024년 국내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2023년 기준)에 따르면 정보보안 제품(솔루션) 매출 중 37.6%는 공공기관에서 나왔다. 정보보안 관련 서비스 매출의 39.8%도 공공기관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정보보호 산업의 수출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대비 2023년 정보보호 산업 수출액은 16.3% 감소했고, 같은 기간 정보보안 수출액 또한 4.8% 줄어들었다. 물리보안 또한 17.2% 감소세를 보이며 전반적인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보안 기업들이 북미, 중동, 일본,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점과 대비되는 수치다. 해외 진출과 수출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국내 보안 기업들은 글로벌 행사 공동관 운영, 글로벌 거점(지사)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낸 곳은 많지 않다.

국내 보안업계는 새 정부가 AI 기술 개발을 최대 관심사로 꼽고 있고, 사이버 위협에 대한 공감대 또한 표하고 있는 만큼 시장 변화를 꾀할 새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ISIA는 한국이 2030년까지 미국, 이스라엘에 이어 사이버보안 3위국에 진입하기 위해 'K-사이버보안'을 국가 브랜딩하고 전략적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공약을 제언했다. 새 정부가 정보기술(IT) 정책을 추진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국산 보안 기업들의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취지다.

국내 보안업계 관계자는 "주요국과 달리 한국 보안 시장은 공급자가 아닌 구매(수요)자가 힘을 가지고 있는 구조"라며 "내수 시장은 좁고 구매 수요는 적은데 그에 비해 공급기업이 많아 질적인 성장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안 인식을 개선해 국내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거대 프로젝트 속에서, 국산 기업들이 글로벌 수준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세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보민 기자
kimbm@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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