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선] 영세·소상공인 위한 '포용금융'정책… 윤 정부때와 어떻게 차별화?

[ⓒ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억강부약(抑强扶弱)의 정신으로 대동 세상을 구현하자".
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대선 기간중 강조한 어휘중 하나가 '대동 세상'이다. '대동 세상'은 공정함, 포용적 성장과 분배, 기본적 삶의 보장 등을 포괄하는 정치 철학이다.
'억강부약'은 말 그대로 강자의 힘을 절제시키고 약자에겐 정당한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힘의 균형을 맞추고, 포용적 성장과 분배를 통해 양극화 해소를 달성하려는 정책적 지향과도 맞닿는다. 또한 주거, 금융,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 여러 영역에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국민의 기본적 삶을 책임지면서 성장하겠다는 전략과도 통한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정치 철학을 고려하면, 금융산업에서도 '억강부약'의 정책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다만 앞선 윤석열 정부에서 진보적 색채를 가진 몇몇 금융 정책들이 이미 실행에 옮겨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예상이다.
윤 정부 시절, 대표적인 포용 금융 정책은 '민생 금융'으로 명명돼 실행에 옮겨졌다. 고금리 기조로 인해 역대급 이익을 낸 은행들이 이익을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도록 사실상 강제한 것이 '민생금융' 프로그램이다.
이로인해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4대 은행은 2024년 한 해 동안 자율 프로그램과 공통 프로그램(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 환급)으로 각 은행별로 수천억원씩 민생금융 지원을 실행에 옮겼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이자 캐시백 등 총 3721억 원 규모의 민생금융을 지원했다. 공통 프로그램인 ‘이자 캐시백’ 지원 3005억 원과 자율 프로그램 716억 원을 합친 액수로,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이같은 민생금융 금액은 지난해 금융지주사들 실적에서 고스란히 '비용'으로 반영됐다.
적지않은 금액이었고, 당시 총선을 몇개월 앞두 시점에서 나왔던 포퓰리즘의 성격이란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크게 논란이 되지는 않았다. 은행권이 '이자 장사'를 통해 역대급 수익을 올린 것에 대한 시장의 반감이 더 컷기때문이다.
◆이재명 정부의 '포용금융'은 어떻게 전개될까… 1년전과 달라진 환경
올해 2월 설연휴가 직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6대 은행장’(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기업은행)을 소집해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어려울수록 힘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은 고통을 겪는 것이 현실이며, 은행권이 준비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방안을 충실히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당시 이 대통령은 가산금리 인하 등 은행권을 압박하는 모양으로 비쳐질 수 있는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현재로선 영세·소상공인을 지원하기위한 포용금융의 필요성은 여전히 높지만 그것을 구현하는 방안은 제약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보다 공격적인 포용금융이 가능할 수 있을지 유동적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p 인하하는 등 은행권의 예대마진 축소가 예고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대출을 억제한다는 명분으로 여전히 가계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이긴하지만, 은행권의 입장에선 줄어드는 예대마진에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사회환원적 성격의 '포용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관점에서 당장올 2분기 국내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마진 추이가 주목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지향하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도 모순이 된다는 점에서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위한 밸류업 전략에 있에서 외부적 요인에 의한 '포용금융'의 확대는 밸류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결국 정책적 일관성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은 전임 윤정부와 크게 차별화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외부 금융시장 환경이 윤 정부 시절인 1년전과는 사뭇 달라졌다는 점에선 이해당사자들과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세심한 보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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