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이재명 당선] '골목상권 보호' 본격화…이재명표 유통 공약 현실화되나

최규리 기자

제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유통산업과 소상공인 정책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골목상권 보호', '배달앱 수수료 규제'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이 당선인의 공약이 실현될 경우, 유통 구조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4일 논평을 통해 "이번 대선은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역대급 위기를 정치권이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며 "새 정부는 무엇보다 소상공인과 민생 경제 회복에 국정의 최우선을 두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재명 당선인이 후보 시절 제시한 각종 공약이 조속히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공연은 ▲긴급경영안정자금 지급 ▲코로나 채무 조정 및 배드뱅크 설립 ▲복지법 제정 ▲전담 조직 신설 등 구체적 과제를 언급하며, 선거 기간 제출한 '21대 대선 소상공인 정책과제'가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반영되길 기대했다.

◆ 유통 공약 주요 변화…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대형마트 규제 강화=이 당선인의 유통 공약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법제화다. 중개 수수료를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고, 플랫폼 사업자의 수수료 산정 기준을 의무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필요 시 입법을 통해 강제하고,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도 병행해 입점 소상공인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단체등록제·단체협상권 도입과 함께, 키오스크·간편결제 등 무인 결제 시스템에 따른 수수료 부담 완화, 임대료·관리비 투명화 방안도 추진된다. 이는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자영업자의 생존 비용을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

대형마트 규제 강화도 병행된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공휴일로 확대하고,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전통시장 반경 1㎞ 출점 제한을 5년 연장하는 법 개정이 추진 중이다. 아울러 대형마트에 지역 협력 의무를 부과하고, 미이행 시 과징금을 부과하는 조항도 검토되고 있다.

◆ 채무조정·금융지원 확대…배드뱅크 실현 여부 주목=소상공인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도 병행된다. 이 당선인은 코로나19 대출에 대해 ▲원금 탕감 ▲이자 감면 ▲저리 대환대출 ▲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부실채권을 매입·조정해 자영업자의 부채를 털어주는 '배드뱅크' 설립도 포함됐다. 공공재정과 민간 금융의 협업 구조를 통해 부실을 구조조정하겠다는 전략이다.

소공연은 해당 공약들이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을 통해 조속히 가시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부 내 소상공인 전담 차관, 대통령실 소상공인 비서관, 대통령 직속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설치 등 전담 조직 신설도 요청한 상태다.

◆ 과제는 재정과 실행력…공약 실현, 유통 구조 전환의 분수령=관건은 재정 확보와 정책 실행력이다. 배드뱅크 설립이나 채무 탕감은 단순한 제도 도입을 넘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수반되는 사업이다. 이미 수차례 증액된 새출발기금의 효과가 제한적인 가운데, 새로운 정책들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국회 협의와 별도 추경 편성이 병행돼야 한다. 민간 금융기관의 참여를 어떻게 유도할지도 중요한 변수다.

유통 구조 전환을 위한 규제 강화는 유통 대기업과의 충돌 가능성도 내포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확대나 출점 제한 강화는 소상공인 보호 효과가 있으나, 소비자 불편과 접근성 저하, 가격 인상 가능성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업계와 소비자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역시 실행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는 플랫폼 사업자의 핵심 수익 구조와 직결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탈이나 서비스 축소 우려도 있다. 동시에 플랫폼 시장의 과점 구조를 감안하면 자율조정보다는 일정 수준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 플랫폼법과의 정합성을 어떻게 설계할지도 관건이다.

종합하면 이 당선인의 유통 및 소상공인 공약은 코로나 이후 생계 기반이 크게 흔들린 계층을 회복시키겠다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 다만 실질적 성과를 내려면 재정, 제도, 입법, 이해관계 조율이라는 네 가지 과제가 동시에 해결돼야 한다. 이를 충족시킨다면 유통 구조는 대기업 중심에서 소상공인과 지역 기반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지만, 그 전환의 속도와 충격 완화 전략이 공약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최규리 기자
gggy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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