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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공약 진단]⑫ 간판만 있고 예산은 없어…대통령 직속 AI위, 제 역할 하려면

이나연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9.26 [ⓒ 대통령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기자] 중국발 '딥시크 충격'과 '챗GPT' 열풍 등으로 인공지능(AI)이 우리 일상에 깊이 파고들었다. 정치 사회적 쟁점에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던 과학기술 공약은 이번 대선에서 이례적으로 전면에 섰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촌각을 다투는 산업적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기술 산업을 총괄할 상위 거버넌스(지배구조) 중요성을 강조한다. 거대 양당 후보 역시 직전 정부에서 출범한 '대통령 직속 국가AI위원회' 기능 강화와 같은 AI 거버넌스 재편을 공약에 담았다.

다만 그간의 위원회 활동에서 미뤄봤을 때 안정적인 예산 확보와 조직 인프라 강화가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정당별 대선 공약집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모두 'AI 강국 도약'을 위한 방법론 중 하나로 대통령 직속 국가AI위 역할 확대를 내걸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주자 중 가장 먼저 다양한 분야 AI 정책을 발표하며 "국가AI위를 강화하고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기술자, 연구자, 투자 기업과 정부의 협력을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도 이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통해 "AI 규제를 세계 표준에 맞추기 위한 기준국가제를 적용하겠다"며 "규제를 도입할 때 대통령 직속 국가AI위가 영향 평가를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민간위원 위촉식에서 위원회 부위원장인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9.26 [ⓒ 대통령실]

국가AI위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탄핵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범국가적 AI 정책 컨트롤타워다. 국가 AI 정책 전반을 심의·의결하는 최고 자문·조정 기구로서 작년 9월 공식 출범했다.

위원회는 위원장인 대통령(권한대행 체제)과 부위원장인 염재호 태재대 총장을 중심으로 AI 전문가인 민간위원 30명과 주요 부처의 장관급 정부위원 10명,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간사) 및 국가안보실 제3차장 등 45명 내외로 구성됐다.

조직 산하에는 ▲5개 분과위원회(기술혁신·산업공공·인재인프라·법제도·안전신뢰) ▲3개 특별위원회(AI반도체·AI바이오·AI안보) ▲지원단(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책기획국·기획재정부 확산기획국) 등을 두고 있다.

국가AI위는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야심차게 시작했다. 그러나 계엄·탄핵정국으로 위원장인 대통령이 공석이 됐다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고려해도 활동 속도는 더딘 편이었다. 정책 컨트롤타워라는 역할에 걸맞은 운영 기반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AI위는 운영 초기부터 예산 부족에 시달렸다. 지난해 국회 예산안 제출 마감(5월 말) 이후에 발족해 2025년 본예산에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못한 탓이다. 국회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관련 예산 증액 요구가 있었으나 여야 이견으로 끝내 불발됐다.

대통령 직속 국가AI위원회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정부는 기재부와 협의해 올해 초 예비비 약 26억원을 확보하면서 일부 운영 예산을 겨우 마련했다. 이 예산은 위원회 지원단 운영 등 필수적인 활동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과의 소통 창구인 국가AI위 공식 홈페이지조차 출범한 지 반년 만인 지난 2월 첫선을 보였다. 이미 3차 위원회 회의까지 개최된 시점이었다.

홈페이지 개설 초반에는 해당 주소가 포털에 등록되지 않아 사이트 도메인으로 직접 접속하는 것 외에는 접근이 어렵기도 했다. 인터넷 검색창에서 '국가인공지능위원회' 또는 '국가AI위원회'를 치더라도 홈페이지가 바로 뜨지 않았다.

임기가 2년으로 예정된 민간위원 30인이 지금보다 더 많은 업계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민간위원 명단을 살펴보면 기업 대표 등 업계 인사는 16명(약 53.3%), 교수 등 학계 인사는 14명(약 46.7%)으로 구성된다.

김승일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위한국민연합(과실연) 공동대표 겸 모두의연구소 대표는 "차기 정부가 이끌 국가AI위는 실제 AI 실무를 해 본 사람들의 의견이 더 반영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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