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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⑱] 서둘러야할 ‘디지털자산 법제화’… 글로벌 경쟁 막올라

박기록 기자

2025년 현재, 디지털산업은 다시 한번 거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정치·경제·기술 전반에서 혼돈과 격변이 일상화되는 시대,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한 방향성과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절실하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혼돈의 전환기, 산업정책의 나침반을 묻다’를 주제로 창간 특집기획을 마련했다. 이번 특집에서는 ‘새 정부에 바란다’는 대기획 아래, 통신·방송·반도체·AI·보안·게임·유통 등 산업별 핵심 이슈를 심층 분석하고, 각계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산업계와 정책 간의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가고자 한다. 또한 유력 대선주자의 ICT 공약 분석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 아래 산업계가 나아갈 좌표를 함께 고민해 본다.[편집자]

ⓒ비트코인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비롯해 NFT(대체불가토큰), STO(증권토큰) 등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자산들이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미 우리 생활 경제에 속속 스며들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으로 물건값을 결제한 사례가 등장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과거 ‘비트코인으로 피자값을 지불했다’는 소식을 단순히 해외 토픽으로 들었던 시절에 느꼈던 생경함은 더 이상 아니다.

이처럼 ‘탈중앙화’된 결제 수단의 확산은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화두다.

특히 디지털자산에 대한 법제화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선결돼야하는 과제라는 점에서 미국, 중국, EU 등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세계 주요국, '디지털자산 법제화' 속도전

물론 디지털자산 법제화에 숨겨진 각국의 의도는 각각 다르다. 미국은 달러 패권의 지속하기위한 차원에서 가상자산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달러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대표적이다.

반면 중국은 그 반대로 달러 패권을 저지하고 CBDC 발행을 통해 디지털화폐 시대의 기축통화(Vehicle Currency)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미 미국은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중심으로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분류할지 여부를 논의하며 규제의 틀을 잡아가고 있으며, 지난 2023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함으로써 사실상 제도권 진입을 허용했다.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지정하겠다"고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가상자산 진흥을 위한 여러건의 행정명령을 통해 입법에 앞서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EU의 경우 유럽의회가 지난 2023년 4월 가상자산을 규율하는 법안인 미카(MiCA, Markets in Crypto Assets)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법제화의 틀을 마련했다. 동시에 가상자산을 통한 자금세탁 위험을 막기위해 고객 식별을 의무화하도록 한 법안 역시 통과시킨 바 있다.

‘미카’ 법안의 경우처럼, 현재 주요 국가의 ‘디지털자산’ 법제화는 대체로 사업자의 자격요건과 라이선스 의무화 규정, 자금세탁방지 등 위험 대응, 충분한 준비금 보유, 이용자‧투자자 보호를 위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물론 우리나라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을 통해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등 기본적인 규제 틀을 마련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 보호를 위한 포괄적인 법률 제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 뿐만 아니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특금법 개정안 발의 등 입법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등을 다루는 관련법이 진화되고 있지만, 이를 별도의 디지털자산 관련법으로 제정할 것인지의 여부는 차기 정부의 과제로 넘겨지는 모양새다.

◆"디지털자산, 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춰야"

아울러 향후 우리 나라가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의 방점을 산업발전에 놓을 것이냐, 아니면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출 것이냐도 매우 현실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에 따라 디지털자산 산업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가상자산 관련 규정 등을 보면 투자자 보호에 맞춰졌다는 평가가 대체로 우세하다. 그런만큼 디지털자산 시장의 발전 속도가 주요 경쟁국들과 비교해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을 감수해야했다.

그런만큼 ‘6.3 대선’ 이후, 새 정부에서의 디지털자산 산업에 대한 포지셔닝이 매우 중요해졌으며, 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것이 글로벌 트랜드에 부합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연합뉴스]

관련하여 현재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 등 대선 후보를 내놓은 주요 정당은 한 목소리로 디지털자산 산업 발전을 외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디지털자산 현물 ETF의 도입 등에 대해서는 거의 이견이 없다. 지금까지의 기류와는 달리 디지털자산 산업 발전 지향적인 법안 마련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번 대선 기간중 디지털자산위원회(위원장 민병덕)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원화 기준 스테이블코인’ 등을 약속했다.

윤여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13일 디지털자산위원회 출범식에서 “우리도 스테이블코인과 대체불가토큰(NFT), 토큰증권 발행(STO) 등 미래 금융의 핵심 자산을 적극 수용해 글로벌 허브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디지털 경제를 주도하는 국가 전략 설계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지난달 24일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 1호 법안으로 스테이블코인 인가제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위원회는 디지털 자산산업 기반 조성과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산업혁신성장위원회 ’와 가상자산 관련 입법 · 규제 · 소비자 보호 및 제도 개선을 담당할 ‘정책제도지원위원회’로 조직을 세분했는데, 이는 향후 관련 입법 추진 과정에서도 ‘산업 성장’과 ‘투자자 보호’라는 두 중심축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

또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시, 한국은행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중앙은행에 실질적인 법적 권한이 부여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김문수 후보가 “국민연금·한국투자공사 등 정부 기관들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디지털자산 산업 진흥에 적극적인 입장을 정리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대선 공약으로 ▲가상자산 1거래소 1은행 원칙 폐기 ▲기업 및 기관투자자 거래 연내 제도화 ▲가상사산 현물 ETF 연내 승인 ▲토큰증권(STO) 법제화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도입 ▲디지털자산육성기본법 제정 ▲과세 체계 및 제도 마련 등 7대 가상자산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토큰증권(STO) 법제화도 중요한 과제

가상자산과는 달리, 실물 자산을 쪼개서 투자하는 이른바 ‘조각투자’가 특징인 STO 역시 넓은 범주의 디지털자산으로 분류되지만 기존 자본시장법, 증권법으로 제도화해야된다는 지적이 많다.

관련하여 지난 20대 국회에서 STO 법제화를 위한 노력이 진행됐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하고 최종 폐기됐다. ‘6.3 대선’ 이후, 21대 국회가 본격 가동되면 다시 STO 법제화가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STO에 대한 시장 잠재력은 높기 평가되고 있다.

올해 4월 리플(Ripple)과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이 공동으로 향후 토큰화 시장의 전망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토큰화’ 도입이 ▲머니마켓펀드(MMF) 및 채권과 같이 비교적 익숙한 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저위험 도입(Low-risk adoption)’ ▲사모 펀드 혹은 부동산 등으로 자산 범위가 넓어지는 ‘기관 확장(Institutional expansion)’ ▲금융·비금융 상품에 토큰화가 채택되는 ‘시장 혁신(Market transformation)’의 세 가지 단계를 거쳐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부분 기업의 경우 1단계에 위치하거나 2단계에 진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기술했다.

보고서는 토큰화된 실물자산의 성장 동력으로 EU,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와 같은 시장에서 규제 명확성이 이미 확립됐으며, 미국에서도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인프라 파편화 및 규제 불일치와 같은 과제가 남아 있지만, 표준 및 인프라에 대한 협력적 노력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기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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