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란다⑭] AI 발전과 공존하는 ‘사이버보안 거버넌스’ 정립 필요
2025년 현재, 디지털산업은 다시 한번 거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정치·경제·기술 전반에서 혼돈과 격변이 일상화되는 시대,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한 방향성과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절실하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혼돈의 전환기, 산업정책의 나침반을 묻다’를 주제로 창간 특집기획을 마련했다. 이번 특집에서는 ‘새 정부에 바란다’는 대기획 아래, 통신·방송·반도체·AI·보안·게임·유통 등 산업별 핵심 이슈를 심층 분석하고, 각계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산업계와 정책 간의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가고자 한다. 또한 유력 대선주자의 ICT 공약 분석을 통해 새로운 리더십 아래 산업계가 나아갈 좌표를 함께 고민해 본다.[편집자]

왼쪽부터 신용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사이버안보비서관,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보학과 명예교수,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디지털데일리, KISA, 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해킹의 자동화와 지능화를 불러오면서 사이버 공격은 점점 더 빠르고 정교해지고 있다. 우리 사회와 기업은 이 새로운 위협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을까? 최근 SK텔레콤 해킹 사태는 그 의문에 뼈아픈 답을 내놨다. 대한민국 국민 절반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국내 최대 통신사조차 허술한 보안관리 실태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 사건은 몇 가지 시사점을 남긴다. SK텔레콤은 대표적인 AI 선도 기업이지만, 보안 역량 없이 AI 시대에 진입할 경우 리스크는 오히려 증폭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동시에, 이 사건을 계기로 보안 규제를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안으로 촉발된 규제 일변도 정책이 오히려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러한 가운데 유력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AI 산업 육성을 외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 AI 분야 세계 3강을 목표로 100조원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AI로 촉발하는 초연결 시대를 지탱할 사이버보안 정책에 대한 이들의 고민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가 AI 기술 발전과 공존할 수 있는 사이버보안 거버넌스를 정립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혁신과 보안이 양립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 지속 가능한 AI 산업 발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디지털데일리>는 차기 정부 사이버보안 거버넌스와 관련해 국내 대표 보안 전문가들로 꼽히는 신용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사이버안보비서관,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보학과 명예교수,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다.

신용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사이버안보비서관.
◆신용석 “법적 의무·규제 확대만으로는 한계 있어”
신용석 사이버안보비서관은 법적 의무와 규제 확대만으로 사이버보안을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고, 부작용도 존재한다는 점을 짚었다.
신 비서관은 “보안을 0과 100으로만 보면 안된다. 오히려 (보안위협을) 제로(0)로 만들려고 하면 과잉이 된다”고 언급했다. 보안위협 가능성을 제로(0)로 낮추려면, 외부와 연결점을 모두 끊고 차단하는 수밖에 없다. 이는 클라우드와 AI로 연결된 시대에서, 기술 발전 속도에 역행하는 일이다. 사이버위협을 줄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보안을 강화하려고 노력하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 비서관은 망분리 규제를 언급하며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에서 문서작성을 할 수도 없고, 문서작성이 가능한 업무용 컴퓨터에서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없는 것이 망분리 규제가 가져온 업무환경”이라며 “이 사례는 무조건적 규제 강화 일변도 대신 균형잡힌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 비서관은 자발적 노력을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 위협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법적 의무는 최소한이며, 조직은 그 이상으로 노력해 해킹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규제를 만들면 ‘법적 의무사항만 지키면 보안을 다 했다’고 여기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신 비서관은 “사이버보안은 여야 없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분야로, 모든 대선 후보가 사이버보안‧안보 중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AI 안전성과 보안성을 보장하는 기관들의 노력에 대해서도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대선 후보들이 AI 보안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면 더 의미있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염흥열 순청향대 교수. [ⓒ KISA]
◆염흥열 “사이버공간 안정성 확보, 국정과제로 다뤄져야”
염흥열 교수는 사이버공간이 확장되는 점을 지적했다. 전세계 많은 기업들이 개인정보와 민감정보를 이용한 사업을 통해 매출을 발생시키는 만큼, 해커들이 공격할 면적도 넓어졌다는 의미다.
염 교수는 “IT뿐 아니라 공공·금융·통신·의료 등 전방위에서 사이버공간을 활용하고 있는 만큼, 민감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큰 틀을 잡아야 한다. SK텔레콤 해킹 사태에서도 부족한 부분을 면밀히 분석해 기업 보안체계를 강화하는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며 “그렇지만 기본 원칙은 기업이 스스로 잘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체계를 만들고 권한을 부여하고, 그에 맞는 책임을 이행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만드는 한편, 보안투자와 인력 확보, 최신의 위협에 대해 상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염 교수는 정부가 새로 출범될 때마다 국정최고책임자 아젠다에 ‘사이버보안’이 포함돼야 하며, 이번엔 개인정보를 잘 활용하면서도 안전하게 지키는 정책 과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사이버돔’을 구축하고 부처 간 긴밀한 사이버정보협력체계를 형성할 것을 주문했다.
염 교수는 “사이버보안은 국민안전을 지탱하는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돼야 하며, 차기정부 세부 정책과제에 반드시 들어가 국정과제로 추진돼야 한다. 그래야만 사이버공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AI 활용과 구축에 있어 정보보호는 굉장히 중요하다. AI 활용에 있어 핵심 연료는 데이터다. 데이터 속 개인정보를 최소한으로 활용하면서도 데이터 활용 효과를 극대화하는 프라이버시 강화 기술과 연구 표준화도 추진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연합뉴스]
◆김승주 “AI 시대 데이터 활용과 보호 공존하려면, 법 제도 개선돼야”
김승주 교수는 AI 시대 데이터 활용과 보호 간 공존을 이루려면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데이터 3법 개선에 대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모든 대선주자들이 AI를 이야기하며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등 하드웨어적 문제를 주로 말하고 있다”며 “AI를 말할 때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건 모두 알지만, 데이터와 관련해 말하는 후보는 많지 않아 보인다. 적어도 대선주자가 되려면 데이터를 활용할 때 어떤 문제가 있고, 이를 해결하려면 어떤 법을 개선해야 하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AI 데이터 활용에 있어 사이버보안 관련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를 어떻게 개선할지 정책적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망분리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는 망을 분리하는 망분리 정책을 강하게 채택해 왔었는데, AI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하니 망분리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기업들은) 몰래몰래 연결해서 쓰다가 보안 사고가 난다”며 “AI가 발전할수록 개인정보보호법 등과 충돌이 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데이터 보호와 활용에 대한 거버넌스 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주무부처에 대한 교통정리 필요성을 꼽았다. 김 교수는 “AI 관련 부처가 만들어질 수 있고, 데이터 관련 컨트롤타워가 생길 수도 있다”며 “3법 주무부처가 다 다르다. 여기서 AI 부처까지 나온다면, 사이버보안 담당 부처들 간 견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차기정부를 이끌 대선주자들 공약에서 보여야 한다”고 전했다.
중흥토건, ‘에코델타시티 중흥S-클래스 리버시티’ 견본주택 개관
2026-06-18 11:17:19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7000억 규모 ‘구로 지타워’ 매각 완료
2026-06-18 11:15:07이재명-트럼프 다정한 셀카… "한미 관계는 단단하고 영원"
2026-06-18 11:08:52SKT, 독자 AI 모델 세미나 개최…서울대 교수진 릴레이 강연
2026-06-18 11: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