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판결]삼성·애플 특허전, 방어 누가 잘했나…판결 이해득실은?

2012.08.24 16:17:12 / 윤상호 기자 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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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전 세계에서 처음 한국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 본안 소송 판결이 났다. 한국 법원은 각사가 제시한 특허 중 삼성전자 2건 애플 1건을 인정했다. 애플이 강조해 온 디자인 관련 특허는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해외서 진행 중인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11부(부장판사 배준현)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각각 상대방에게 제기한 특허권 침해금지 청구소송 선고를 내렸다.

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대해 제기한 5건의 특허 침해에 대해 2건을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4건의 통신표준특허와 1건의 상용특허를 꺼냈다. 이 중 2건의 통신표준특허를 애플이 침해했다.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가 10건의 특허 침해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1건을 인정했다. 애플은 4건의 사용자환경(UI)특허와 6건의 디자인특허를 빼들었다. 이중 1건의 UI특허 일부를 삼성전자가 침해했다.

삼성전자 특허권 효력 유무는 각국이 거의 유사하다. 침해사실은 인정했다. 관건은 애플이 삼성전자에게 라이센스 비용을 내야하는지다. 애플은 이에 대해 특허권 소진론과 프랜드(FRAND) 조항으로 맞섰다.

특허권 소진론은 애플이 삼성전자와 크로스 라이센스를 맺은 업체의 베이스밴드칩(통신칩)을 사용했기 때문에 특허권이 소진됐다는 주장이다. 프랜드는 ‘표준특허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용해 표준특허로 상품 판매를 막는 것은 권리남용이라는 논리다.

법원은 애플의 주장 일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문제 삼은 애플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인텔 자회사 IMC의 통신칩을 사용한 제품이다. 퀄컴 통신칩을 쓴 ‘아이폰4S’와 ‘뉴아이패드’는 빠졌다.

배준현 부장판사는 “인텔 라이센스가 IMC로 확장됐다는 증거가 없고 인텔이 IMC에게 모뎀칩을 제조해 남품하도록 한 것은 라이센스 계약상 허용된 제조위탁 범위를 초과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애플은 인텔 라이센스 제품이 아닌 모뎀칩을 사용한 것이므로 특허권 소진 이론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라고 분석했다.

또 “프랜드 선언 준거법은 프랑스법인데 프랜드 선언 이후 애플이 이 사건 표준특허를 실시했다는 사정만으로 라이센스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없다”라며 “표준특허라 하더라도 실시권에 대한 허가 없이 이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실시권자에게 침해금지를 구하는 것은 표준특허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삼성전자가 권리 남용을 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애플이 제시한 특허에 대해서는 효력 자체에 대해 각국의 판단이 엇갈린다. 특히 디자인 특허가 그렇다. 한국 법원은 제품 외관과 메뉴 관련 2건은 효력이 있다고 봤지만 아이콘과 동작과 관련 디자인은 특허권 효력이 없다고 결정했다. 2건에 대해서도 비침해라고 봤다.

배 부장판사는 “터치스크린을 가진 이동통신기기 정면 디자인은 디자인 변형의 폭 자체가 크지 않아 소비자는 디자인 작은 변형에도 다른 심미감을 느낄 수 있다”라며 “아이콘 배열과 모양은 배열 형태는 애플과 유사하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개별 아이콘 모양은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라며 2건에 대한 비침해 이유를 설명했다.

또 메모 전화 아이콘과 책넘김 효과 디자인은 선행 디자인으로부터 파생할 수 있는 것으로 봤다. 애플만의 것이 아니라는 소리다.

UI특허는 전자문서 가장자리를 넘어설 경우 속력이 느려지는 현상만 인정했다. 바운스 백 관련 특허(120 특허) 일부다. ▲밀어서 잠금해제는 무효 ▲아이콘 재구성은 특허권 범위 밖 ▲휴리스틱스는 무효를 선언했다. 밀어서 잠금해제는 선행 기술 존재가 휴리스틱스는 특허출원 과정이 문제가 됐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해외에서도 국내와 같은 논리로 방어에 나서고 있다. 특허소진론과 프랜드 본안 소송에서 약점이 드러난 만큼 애플이 좀 더 불리해진 것은 사실이다. 양쪽이 꺼낸 카드가 삼성전자는 없어서는 안 될 것, 애플은 없어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빠져나가려면 삼성전자는 소트웨어를 고쳐야하고 애플은 하드웨어를 고쳐야한다.

한편 향후 삼성전자가 제기한 소송은 국내와 같은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특허는 표준특허여서 이동통신기기 제조사가 활용을 안 할 길이 없다. 애플이 제기한 소송은 국가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UI는 국내와 비슷한 방향이 되겠지만 디자인은 문화적 요소가 반영된다. 디자인 효력 유무는 애플이 특허소송과 병행 제기하고 있는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판단 근거도 된다. 삼성전자가 애플 디자인을 따라한 것이 아니라면 소비자가 구분을 못할 이유도 없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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