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KT 필수설비 제공 범위를 놓고 고시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 증감 여부를 놓고 설비 제공사업자인 KT와 이용사업자간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방통위는 현행 150%의 관로 예비율을 135%로, 현행 35%인 광케이블 적정 예비율을 22%로 축소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고시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설비 제공 사업자인 KT는 고시 개정으로 설비 개방이 확대될 경우 KT의 매출감소는 물론, 투자수익률 하락으로 통신사업자의 투자유인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용사업자들은 필수설비 관련 투자비는 설치 용량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 뿐더러 경쟁 촉진에 따라 오히려 산업 전체의 투자규모가 증가하게 된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투자 줄고, 일자리 감소될 것"=KT경제경영연구소가 세명대학교 권오성 교수에 의뢰해 내놓은 '설비제공 고시개정의 파급효과 분석'자료를 살펴보면 KT 설비이용률이 확대될 경우 KT는 물론, 이용사업자들의 투자금액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오성 교수는 KT 설비에 대한 무임승차 및 우량고객 유출 현상의 심화로 KT 매출 및 투자감소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구체적으로 향후 5년간 약 1조5000억원 가량의 투자감소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한 투자감소로 향후 5년간 경제전체 일자리가 약 1만6400개가 감소 할 것으로 전망했다. KT 투자감소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약 7300개로 예측됐다.

전용회선 시장은 이미 지배적 사업자가 없는 경쟁적 시장이기 때문에 경쟁활성화 영향도 미미 하다는 것이 권 교수의 분석이다. 2010년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KT 39.3%, LGU+ 35.1%, SK그룹 15.7%로 1, 2위 사업자의 격차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아울러 권 교수는 고시가 개정되더라도 요금인하 정도가 미미해 이용자 편익은 크지 않고 경쟁사의 일방적인 이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았다.

◆"경쟁활성화로 투자 늘어날 수 밖에"=반면,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케이블TV 업계 등 이용사업자들의 입장은 정 반대다.

KT 투자부분의 경우 관로 설치 및 복구와 관련된 투자비는 관로수를 축소하더라도 거의 줄어들지 않으며, 단위당 비용이 오히려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 이용사업자들의 주장이다.

SK브로드밴드는 광케이블의 경우에도 용량에 따라 변화하는 투자금액은 케이블 가격뿐으로, 용량을 추가로 설치하더라도 큰 변화가 없으며, 표준용량인 16코아를 12코아로 축소할 경우에는 오히려 KT 공사비는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용사업자들의 투자 역시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을 위한 케이블 포설 등 기본투자는 물론, 수요 확대에 따른 간선망, 분배망, 인입망 등 연계구간 투자도 함께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설비제공제도 활성화시 이용사업자들은 향후 3년간 약 8100억원 가량 투자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용사업자들은 KT의 투자감소 주장에 대해 "후발사업자의 시장진입과 경쟁활성화를 막으려는 협박에 불과"하다며 "신규로 필수설비 구축이 필요한 신도시 등에서는 공동구축 등의 방법도 모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일 기술검증 공청회를, 9일에 파급효과 등을 다룬 공청회를 개최해 각계의 의견을 취합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KT 한 사업자의 투자가 아니고 국가 전체의 투자를 늘리면서도 시장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며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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