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u-시티 그리고 지상파DMB의 기억

2008.01.03 23:23:11 / 김재철 mykoreaone@ddaily.co.kr

관련기사

IT 산업, 그 중에서도 특히 통신서비스와 첨단 통신기기, 단말 산업 분야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u-시티 사업과 관련해 최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서울, 부산 등 u-시티 건설을 적극 추진해온 지방자치단체들이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구축 계획 등을 마련한 데다 지난 12월 ‘유비쿼터스도시의 건설지원 등에 관한 법률’까지 국회에 제출되면서 업계에서는 u-시티가 IT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국회에 제출된 이른바 u-시티건설지원법은 ‘무늬만 특별법’, ‘있으나마나한 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자체들이 이 법안에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것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만들어졌다는 법안에서 정작 u-시티 구축 당사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들이 외면당했기 때문이다.


u-시티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무엇보다도 지자체가 직접 구축해놓은 자가통신망을 다른 지자체 자가망이나 특정 지역에 구축하는 무선망과 자유롭게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자체들의 주장이다.


문제는 이번 법에 지자체 자가망을 대시민 서비스를 위한 무선망 등에 연결하도록 해달라는 지자체들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고,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막대한 비용이 투입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u-시티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애초 지자체들이 자가망을 구축하는 것을 반대했고, 현재도 범국가 차원의 통신망 고도화 정책 등을 이유로 지자체들의 자가망 연계를 반대하면서 통신사의 망을 빌려쓸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직접 구축하는 것보다 망 임대가 훨씬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정작 망 임대보다 그 이후 엄청나게 투입돼야 할 망 운용비가 두렵다는 입장이고, 이처럼 기반시설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면 정작 서비스를 발굴하고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요원하다는 점을 호소하고 있다.


u-시티 구축이 단순히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행정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넘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발굴, 접목하자는 사업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전기, 도로, 상하수도 같은 필수 기반시설과 더불어 ‘네트워크 인프라’는 또 하나의 기반시설이 돼야 한다.


자가망 연계 문제는 지자체들이 안정된 인프라를 운영하면서도 좋은 서비스를 발굴해 시민들에게 부담 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기반을 좌우하는 사안이지만, 정작 정통부는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 때문에 u-시티 구축을 활성화하겠다고 외치고 다니는 정통부를 두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통신사 망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는 u-시티 사업은 통신사만 수익을 내는 구조라고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제기되는 논란을 보면서 지상파DMB 사업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DMB는 IT839 정책의 8대 신규서비스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서비스 중 하나였지만, 지상파DMB는 ‘무료서비스’라는 입장을 고수한 정통부의 기조 덕분에 이통사들의 투자가 가로막혀 서비스 초반에 지하철 구간에서 서비스를 수신할 수 없고, 서울 도심에서 많은 음영지역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6개 지상파DMB사업자들이 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도 ‘무료서비스’라는 날개를 달고 단말기는 1000만대 이상이 팔려나감으로써 휴대폰 등 모바일 단말기 회사들만 잔치를 벌였다.


이와 관련해 “정통부가 지상파DMB를 무료서비스로 못박은 것은 단말기 제조업을 하는 일부 대기업들만을 지나치게 고려한 결정이 아니었나?”하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그리고 최근 지상파DMB 진영은 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지상파DMB는 세계 최초의 모바일 방송이고, u-시티건설지원법은 세계 최초의 u-시티 관련 특별법이다.


세계가 주목했던 지상파DMB가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인 것은 먼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아이러니다.


정통부가 화려한 수식에 취하고 특정 기업군의 유·불리에만 매달려 숲을 보지 못할수록, 정작 최전선에서 ‘세계 최초’의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들에게 ‘실패’는 가장 유력한 미래상이 될 수밖에 없음을 잊지 말아야 될 것이다.


<김재철 기자>mykoreaone@ddaily.co.kr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디지털데일리 뉴스를 만나보세요.
뉴스스탠드


  • IT언론의 새로운 대안-디지털데일리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동영상
  • 포토뉴스
LG전자, “드론쇼로 ‘무드업’하세요” LG전자, “드론쇼로 ‘무드업’하세요”
  • LG전자, “드론쇼로 ‘무드업’하세요”
  • [이주의 전자뉴스] 가전업계, ESG 경영 가…
  • LG, 잠실야구장에서 ‘부산엑스포’ 응원전
  • [르포] 이번엔 잠실…애플스토어 4호점,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