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30 16:09:48 / 김문기 moon@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중국 최대 핵무기 연구소가 미국의 수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이를 우회해 미 반도체를 들여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29일(현지시간) 외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련 조달 문서를 검토한 결과 중국의 국영 공학물리학회(CAEP, China Academy of Engineering Physics)가 지난 1997년 미국 수출 블랙리스트에 등록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0년부터 인텔과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입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CAEP는 지난 1950년말 중국 서부 쓰촨성에 기반을 두고 문을 연 중국 최고의 핵무기 연구소다. 이 연구소 출신의 물리학자들은 미국 최초의 수소폭탄 개발을 돕기도 했다. 컴퓨터 과학이나 전기 공학 등에 대한 연구도 수행한다.
앞서, 미국은 타 세력이 핵무기를 연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재를 시행해왔으며, CAEP 역시도 핵무기 연구와 관련됐기에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최초의 중국 기관이었다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쓰이는 데이터센터와 개인용 컴퓨터에는 중국 리셀러를 통해 유통된 인텔과 엔비디아의 칩이 들어갔으며, 핵폭발 모델링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과학분야인 전산 유체 역학을 연구하는 연구소의 실험실에서도 다수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WSJ는 CAEP에서 발표한 연구 논문에 대한 저널리뷰에서 지난 10년동안 최소 34건의 연구가 미국 반도체를 활용한 사례였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제재 우회에 대해 이 매체는 미 정부가 직면한 도전과제라며, 제재에 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조사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유통된 칩들은 2년 이내 출시된 최신 모델이 아닌 7나노미터에서 14나노미터 공정에서 설계된 구형 모델들일 것이라 지적했다. 이들은 공개된 시장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가령 인텔 제온 골드나 엔비디아 지포스RTX 칩의 경우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시장 중 하나인 타오바오에서 구입할 수 있다.
CAEP는 이 매체의 지적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으며, 엔비디아는 개인용 컴퓨터와 같은 소비자 제품에서 발견되는 범용 그래픽 칩으로 어떤 회사도 소비자 끝단에서 쓰이는 PC의 위치를 모니터링하거나 제어할 수 없다는 답을 준 것으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