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C2C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한 네이버 최수연 “가장 먼저 시험대 올랐다”
- ‘네이버 자산+이용자 혜택+셀러 성장’ 고려해 C2C 플랫폼 진출 
- 제페토·왓패드·위버스 등 네이버 버티컬 콘텐츠와도 연계 가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네이버가 북미 최대 패션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쉬마크를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국내 인터넷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네이버 수장이 된 네이버 최수연 대표 글로벌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네이버는 ‘넥스트 커머스’로 리커머스(중고거래)를 점찍고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포쉬마크와 협업해 글로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용자 확보에 나섰다. 

4일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정보기술(IT)기업들이 격전을 벌이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 경영진들을 합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그동안 네이버가 잘해왔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선 존재감이 크지만 아직까지 북미시장에선 도전적인 성격이 더 강하다. 특히 포쉬마크는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10년 이상 경영을 이어온 회사다. 패션 C2C 플랫폼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 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북미 전통 기업을 100% 인수하고 전략적으로 이끌기로 한 것은 국내 IT 산업 관점으로 봐도 유의미한 성과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가 북미 또는 유럽에서 웹툰이라든지 여러 가지 브랜드 가치가 제고돼 경영진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업체들과 협상하는데도 힘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포쉬마크는 국내 이용자들에겐 아직 낯선 서비스지만 북미 시장에 안착한 선두 기업이다. 네이버는 이런 점을 고려해 기존 경영진들이 동일 브랜드와 정체성을 유지하며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물론 모회사로서 핵심 의사 결정은 포쉬마크와 함께 한다.

최 대표는 “네이버 경영진이 맡게 된 첫 번째 숙제가 글로벌한 네이버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가장 먼저 이렇게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작년부터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C2C 진출을 한다면 어떤 모델을 가져가야 할까 고민하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 그 중에서도 가장 잘하고 있는 1위 플랫폼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며 “포쉬마크와 사업제휴 협력 논의를 하다가 몇 달 전부턴 차라리 결합을 통해 시장을 제대로 공략해보자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고 인수 배경을 전했다.

다만 네이버가 이날 ‘빅딜’을 발표한 후 네이버 주가는 전일대비 8.79% 하락한 17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최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주가 보고 걱정하는 모습들이 있는데 너무 심려하지 말라는 말씀 드리고 싶다”며 “통상 이런 대형 인수합병(M&A)를 하면 인수하는 입장 기업에선 주가가 약세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남선 CFO와의 일문일답.

Q. 네이버가 특히 C2C 플랫폼 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이유는?

▲(최수연 대표) 네이버가 신규 사업을 진출할 때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글로벌 시장에 잘 진출할 수 있을지, 네이버가 정말 잘해서 그 시장에서 1위를 할 수 있을지다. (미국의 경우) 검색 서비스가 없는 상태에서 네이버가 가진 자산과 이용자 혜택, 셀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이 뭐가 있을까 했을 때 남는 게 C2C라는 판단을 했다. 해당 분야 1위 사업자를 인수해, 요원하다고 생각했던 북미 시장에 직접 들어갈 수 있다면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특히 요즘 MZ세대들은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고 또 가치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를 발견해 이런 면에서 C2C 버티컬 커머스가 좀 더 인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리커머스가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에 최고 강자는 없다고 보면 네이버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Q. 포쉬마크를 포함한 한국·일본·유럽 등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데 이들 연계한 청사진은?

▲(최수연 대표) 장기적 비전이라 하면 가장 강력한 C2C는 결국 전세계 있는 셀러와 바이어를 연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까지 가기 위해선 여러 필요한 조건들이 있다. 현재는 그림들을 그리는 단계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그간 네이버는 국내에선 크림, 일본에서 빈티지시티 등에서 검색·라이브 커머스 기술이 어떻게 잘 접목되는지 시도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이제 북미에선 포쉬마크 중심으로 이용자 경험을 고도화해 독보적인 1위가 될 수 있도록 집중할 생각이다.

Q. 포쉬마크 인수 가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신규 투자 줄이는 시점에 대규모 투자가 적절하다 보나.

▲(김남선 CFO) M&A에서 보통 인수하는 회사 주가 대부분은 하락하는 경우가 지배적이고, 오히려 인수 당하는 회사는 주가가 인상한다. 인수하는 회사 주주 입장에선 아직까지 네이버와 포쉬마크 C2C 커머스 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밖에 없고, 어떤 가치로 돌아올 수 있을지 궁금증들이 있기 때문이다.

포쉬마크는 상장이후 시가총액이 70억달러까지 갔다가 최근 10억달러대로 급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가 이번 포쉬마크를 인수한 가치는 내년도 매출 3배 정도 불과하지만 1년 전만 해도 포쉬마켓 매출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디팝이 포쉬마켓보다 몇배가 더 비쌌다. M&A 시장에서 최저점 매수란 쉽지 않기 때문에 타이밍과 양사 간 전략적 사정을 고려하면 이번 좋은 가격에 인수했다고 본다.

Q. 주가 방어 전략은?

▲(김남선 CFO) 네이버는 경영사업을 추진할 때 방어적으로 하지 않는다. 제조업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어디에 어떻게 잘 투자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좋은 기회가 있을 때 거시적 환경과 상관없이 네이버는 투자를 감내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지금 거시 환경이 안좋긴 하지만 이는 북미 소매시장이 취약해서 요동을 치는 게 아닌 그 외 지정학적인 이슈, 중앙은행 금융정책 등으로 인한 영향이다. 네이버가 봤을 때 C2C 소매시장은 상당히 견고하고, 앞으로 북미 시장에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Q. 북미 시장에서 웹툰 왓패드와 연계로는 어떤 서비스 구상하나

▲(최수연 대표) 포쉬마크는 포쉬파티 등 오프라인 커뮤니티도 만들고 사용자 80%가 MZ세대라는 점에서 재밌는 일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네이버는 북미 MZ세대 타깃으로 웹툰 왓패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하이브와 함께하는 위버스 등 버티컬 콘텐츠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가장 쉽게는 이미 유사한 이용자군을 보유하고 있어 채널 연계한 마케팅 효율화에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다. 라이브커머스 기술을 포쉬마크에 적용하거나 네이버 웹툰 유명인사들을 초대할 수도 있다. 오프라인 모임을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에서 개최할 수도 있다. 이제 계약을 체결한 거고 여러가지 기획을 앞으로 서비스하면서 연구할 생각이다.

Q. 포쉬마크의 국내 역진출 가능성은?

▲(최수연 대표) 포쉬마크는 북미 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성이 있는게 사실이기 때문에 먼저 북미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물론 포쉬마크 역시 성장 전략 중 하나로 아시아 시장 진출이 있는데, 그 부분은 네이버가 충분히 교두보가 돼줄 수 있다. 커머스 전략 면에 있어서도 네이버가 목적지향적인 쇼핑에 가장 최적화된 플랫폼이라면, 포쉬마크는 이용자들이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발견하며 커머스가 일어나는 형식이다. 어떻게 보면 네이버가 가지지 못한 포트폴리오를 포쉬마크가 채워줄 수 있다.

Q. 포쉬마크 경영에 네이버가 관여하나?

▲(최수연 대표) 국내 이용자들에게 포쉬마크가 아주 낯익은 서비스가 아니다보니 네이버가 포쉬마크를 어떻게 도와줄지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포쉬마크는 실리콘밸리에서 검증된 경영진들이 10년 이상 성공적으로 사업을 해온 회사고 지난해 상장까지 성공했다. 지난 1년간 매니지먼트와 관련해 밀접히 얘기했는데 아주 훌륭한 경영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당분간 네이버는 기술적으로 적극 지원하거나 다른 플랫폼 연계, 글로벌 진출 등 후방 지원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다. 다만 네이버가 모회사이기 때문에 포쉬마크 핵심 의사 결정에 필요한 사항이나 사업계획은 함께 이끌며 체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Q. 전반적으로 C2C 플랫폼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포쉬마크 전략 방향성은

▲(김남선 CFO) C2C뿐 아니라 아마존과 쿠팡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 커머스 자체가 수익 내기 쉽지 않다. 반면 네이버 같은 독특한 커머스 모델은 30% 넘는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 포쉬마크 같은 C2C 업체 중에서도 몇몇 회사들은 지난해 에비타(상각전 영업이익) 기준 흑자를 낸 경험이 있다. 한국에선 아직 중고거래 업체가 과금을 한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적이 없는데, 포쉬마크는 유저 특성과 사업모델이 견고하다. 네이버가 들어와 성장을 돕는다면 중기적으로 포쉬마크 수익성도 회복할 것으로 본다.

Q. 글로벌 시장에서 추가적인 M&A 가능성은?

▲(김남선 CFO) 구체적으로 말하기 좀 어렵다. 네이버가 누리고 있는 주요 분야들 검색· 광고·커머스·핀테크·콘텐츠 그리고 B2B(기업간거래) 모든 분야에 대해서 투자나 인수 검토는 항상 하고 있다. 최근 콘텐츠와 커머스까지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투자나 M&A 시도해보지 못했던 영역에 대해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어떤 건을 검토하고 있는지 분야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다.

Q. 중고 리셀 시장에서 인기 높은 브랜드들이 리셀 목적 구매를 금지하기 시작했는데, 네이버 플랫폼 영향은?

▲(최수연 대표) 최근 들어 다시 리셀 금지 움직임이 보인다는 건 그만큼 C2C 시장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다양한 움직임들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살펴봐야 한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포쉬마크 같은 경우엔 커뮤니티 기반 플랫폼인만큼 상품 구매 과정에서 상품 특성 그 자체보다 판매자의 스타일 등이 구매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상대적으로 (리셀 금지 같은) 그런 움직임에 영향을 덜 받는 플랫폼으로 판단하고 있다.

Q. 포쉬마크가 커머스 부문에서 어떤 강점을 갖고 있나?

▲(최수연 대표) 당근마켓은 판매 상품들이 게시판형으로 나오고, 상품별 뒷단에서 판매자와 채팅한다거나 하는 기능들이 있다. 반면 포쉬마크는 인스타그램 쇼핑 기능을 접목한 것처럼 사용자들이 판매자를 팔로우하고 옷장을 공개한다거나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주된 기능이다. 포쉬마크는 4000만명이 넘는 활성 이용자수를 갖고 있는데 그 유저들 인당 체류시간이 1일 기준 25분 이상이다. 이는 네이버 웹툰 서비스와 비슷할 정도로 활동적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소셜 커뮤니티 강점까지 가지고 있다고 하면 결국 이용자들이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발견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모두 확보하고 있다는 면에서 포쉬마크가 뛰어난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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