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나연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 산업인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K-게임’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학계가 공통적으로 주목한 키워드는 최근 게임업계 내 화두인 메타버스와 P2E(Play To Earn),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였다.

30일 게임산업의 발전과 진흥을 위한 토론회가 국회 체험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게임산업 현주소와 앞으로의 과제는?’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토론회는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발제를 맡은 전창의 강남대 문화콘텐츠산업과 교수는 메타버스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2003년 출시된 세컨드라이프를 소개하며 “최근 회자되는 메타버스는 과거 실패했던 메타버스 사례와 많은 부분이 다르다”고 말했다.

전창의 교수는 놀거리와 수익 창출이 가능한 시스템이 없어 세컨드라이프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재 메타버스 산업은 게임, 피트니스, 교육,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여러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으며, 경제 생태계 또한 잘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교수는 게임 패러다임 전환에 기여한 P2E(Play To Earn)와 NFT가 내포한 가능성과 한계를 언급했다. 그는 “게임 내 가상 자산인 캐릭터와 아이템, 화폐에 대한 소유권 보증이 가능해지면서 관련 생산과 유통이 활발해졌다”면서 “게임사는 가상자산의 유통 수수료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확보하게 됐다”고 긍정했다.

동시에 전 교수는 ▲NFT 유통이 가상화폐가 연동될 경우, 불안정성에 노출될 가능성 ▲게임의 근본적인 재미와 게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P2E 모델 장점도 퇴색 ▲NFT에 대한 관심 하락과 자산 가격 하락 흐름세 지속 등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한계점이라고 지적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P2E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환전 및 사행성을 이유로 해당 게임 서비스가 불가한 상황을 언급했다.

유병준 교수는 “사실 P2E 서비스는 게임의 일부 요소일 뿐이지 사행성을 우려할 정도로 수익적인 측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면서 “전 세계가 P2E게임을 만드는 상황에서 한국만 반대의 길을 걷는다면 현 정부가 게임업계에서 목표하는 50만명 채용 규모는 현실화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게임산업은 고용유발계수가 타 산업에 비해 높은 고용친화형 산업인 만큼, P2E게임을 활용한 고용 창출 효과를 제대로 발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유 교수는 메타버스와 게임에 대한 국내 규제가 해외에 비해 강한 편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메타버스 초기 성장 동력은 게임인데 정부 규제로 인해 많은 한국 메타버스 기업들이 게임을 빼고 개발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게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결국 국내는 제외된다는 점에서 여러 제약과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결국 메타버스 사업이 성장 잠재력을 상실하지 않으려면, 게임 규제가 초기 메타버스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분을 고려해 관련 정책을 완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현 게임 산업의 발전을 위해 메타버스와 P2E, NFT에 대한 우호적이고 유연한 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 학회장은 “P2E게임 문제는 요즘 가장 민감하게 다뤄지고 있는 주제”라면서 “현행 게임법상 국내에서는 유통이 불가한 콘텐츠지만 P2E게임을 가능케 하는 블록체인 및 NFT 기술은 향후 메타버스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재홍 학회장은 코인사기 피해, P2E 마켓 메이킹 문제 등 기술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사례들이 사회적인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디지털자산에 대한 경계로 인한 ‘법적 제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게임산업 또한 단순히 규제 완화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해당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사회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을 계속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정책국장은 한국 게임산업이 두 자릿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중장기 계획 수립과 연도별 시행계획 마련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승우 정책국장은 “NFT와 블록체인, 메타버스 같은 최근 게임산업 내 신기술들이 게임산업 진흥 종합 계획에는 담기지 못했다”는 점을 들며 관련 기술에 대한 진흥 계획이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큰 틀에서의 그림 없이 막연히 산업 진흥과 인력 충원, 투자 등 계획을 세우는 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규제 개선과 산업 발전을 위한 균형감 있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서도 한국 게임 산업의 진흥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게임은 콘텐츠 수출액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인 케이컬처 산업”이라며 “문체부는 어떻게 하면 게임업계가 지닌 아이디어와 상상력, 비전이 더 자유롭게 분출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최근 게임을 문화예술의 한 축으로 정의한 문화예술진흥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도 이러한 고민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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