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연이은 대형 고객 이탈
- 3nm 선점·설계지원 등으로 반전 노려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대만 TSMC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왕좌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유일한 대항마인 삼성전자는 기존 고객을 연이어 경쟁사에 내주면서 기세가 가라앉았다. 삼성전자는 뼈아픈 결과를 받아들이고 첨단 공정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승부 볼 방침이다.

◆‘눈 뜨고 코 베인’ 삼성전자=지난 20일(현지시각) 엔비디아는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RTX40’ 시리즈를 소개했다. 새로운 아키텍처 ‘에이다 러브레이스’를 적용해 전작 대비 성능을 약 4배 높였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공정 개선이다. ‘RTX30’ 시리즈는 8나노미터(nm) 기반이었다면 신작은 4nm 기술이 도입됐다. 또 다른 변화는 생산 업체가 삼성전자에서 TSMC로 바뀐 점이다.

GPU 시장은 2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엔비디아는 80% 이상을 차지한다. 엔비디아 신제품 수주를 따냈다는 건 조단위 수익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앞서 TSMC는 슈퍼컴퓨터 등에 쓰이는 엔비디아 ‘H100’ 제조도 담당하게 됐다. 양사 간 협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고배를 마신 이유로 선단 공정 신뢰성을 꼽힌다.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완제품 등 전자산업 전반을 다루는 삼성전자는 태생적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불리하나 엔비디아의 경우 품목이 직접적으로 겹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협업이 수월했다.

다만 코로나19 국면 들면서 GPU 공급난이 촉발한 가운데 대만 언론 등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에 대해 문제 제기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다음 제품에서 거래 조건이 더 좋은 삼성전자 대신 TSMC를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계현 사장은 해당 내용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5nm 및 4nm 공정은 TSMC보다 개발 일정과 성능에서 뒤처졌다”고 언급했다.

비슷한 이유로 퀄컴도 파운드리 협력사를 변경했다. 지난해 말 출시한 ‘스냅드래곤8 1세대’를 삼성전자 4nm 공정에서 양산했으나 지난 5월 선보인 ‘스냅드래곤8+ 1세대’는 TSMC 4nm 라인을 활용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11월 공개될 ‘스냅드래곤8 2세대’도 TSMC가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실화하면 삼성전자는 대형 고객 2곳을 고스란히 넘기게 되는 것이다.

TSMC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과의 관계가 탄탄하고 AMD 등 글로벌 기업과도 최신 공정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면 삼성전자와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 3nm로 반등할까=분기마다 실적 신기록을 세워온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전환이 시급해졌다.

게임체인저로 업계 최초 개시한 GAA(Gate All Around) 기반 3nm 공정이 거론된다. GAA는 최신 트랜지스터 방식으로 게이트(전류가 드나드는 문)와 채널(전류가 흐르는 길) 접촉면을 4개로 늘려 전력 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구조는 3면이 닿았다.

경 사장은 “3nm에 대한 고객 관심이 높다. 해당 부문에서는 TSMC보다 앞설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4nm, 5nm도 성능과 가격 등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말이면 우리 파운드리 모습이 지금과는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단순 점유율 증대보다는 최첨단 공정에서의 경쟁을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좁히겠다는 계획이다. 쉽게 말해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용적인 1등’을 차지하겠다는 뜻이다.

기성 반도체 회사가 아닌 업체를 공략하는 것도 대안이다. 그동안 인텔 AMD 엔비디아 퀄컴 등이 만든 칩을 데이터센터나 디바이스 기업들이 받아썼다면 최근 트렌드는 내재화다. 범용 제품이 아닌 자신들에게 특화된 반도체를 직접 개발해 사용하겠다는 취지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회사(IDM)라는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반도체 경험이 부족한 구글 테슬라 IBM 등에 설계를 지원하면서 생산까지 맡는 식이다. 실제로 이들 업체와는 꾸준히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시스템반도체 설계를 수행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와의 공조도 중요해졌다. 자체 설계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더 큰 고객사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TMSC와 정면 대결해서는 이길 수 없다. 특정 부문에 집중한다든지 내부 메모리, 시스템LSI 역량을 활용한다든지 삼성전자만의 특장점을 살려야 의미 있는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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