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오랜 숙원인 자체등급분류제도(이하 자체등급제)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자체등급분류를 할 수 있는 사업자를 지정하는 ‘지정제’ 형태로 도입하는 것에 대해선 정부와 사업자간 시각차가 드러났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온라인비디오물 자율등급제 정책 방향성 정립 세미나’에 모인 전문가와 사업자들은 일제히 자체등급제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자체등급제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산하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시행하는 영상물 등급분류를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OTT 업계는 그간 콘텐츠 경쟁력 활성화를 위해 조속한 도입을 요구해왔다.

발제를 맡은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OTT 등 동영상 매체가 폭증하는 가운데 인터넷 기반 동영상에도 사전분류가 적용되는 것은 미디어 환경변화에 부합하지 않다”면서 “영등위의 업무가 과중해짐은 물론 등급분류 기간이 지연되는 등 사업자와 이용자 입장에서 피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는 문체부가 입법예고한 정부안을 비롯해 자체등급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이 4건 발의돼 있다. 그중 정부안과 이상헌 의원안은 문체부 장관이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지정하는 ‘지정제’를, 박정 의원안과 황보승희 의원안은 단순 ‘신고제’를 담고 있다.

노 연구위원은 “자체등급제 도입 취지를 감안하면 신고제를 도입해 사업자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자칫 지나치게 선정적인 콘텐츠가 유통되는 등 부작용을 고려하면 지정제 도입이 맞다”면서 장단점을 짚었다. 그는 “우선 지정제 도입 후 안정화되면 신고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자체등급제를 지체 없이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는 “등급분류는 사전심의가 아닌 정보제공의 목적을 가진 제도”라며 “등급분류가 잘못돼서 발생하는 문제는 쉽게 말해 ‘19금’ 유통인데, 이는 이미 청소년보호법으로 강하게 규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부가 반드시 (등급분류를) 판단할 필요가 없고 다만 관리하는 정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고창남 티빙 국장은 “영화 콘텐츠의 경우 계획적으로 제작하고 심의를 받고 극장을 통해 유통되는 환경이지만 OTT는 아니다”라면서 “특히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트렌드를 굉장히 빠르게, 한편 한편 새롭게 제작할 때마다 반영해야 하는데 사전심의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자율등급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체등급제를 지정제로 도입하는 것에 대해선 사업자와 전문가들 모두 우려를 나타냈다.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부장은 “지정제가 사업자에 부담인 이유는 ‘지정’이라는 단어 자체가 규제 장벽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라며 “실제 사업자가 느끼는 규제 체감도는 ‘준허가’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정제라는 진입규제는 낮추고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할 사후관리 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이재엽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도 “지정제는 자율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사업자 입장에서 또다른 규제가 아닌가”라며 “지정제의 경우 지정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사업자간 차등이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자체등급제는 법상 사업자의 준수사항이나 영등위의 사후관리라는 보완재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문체부는 그러나 이 같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도 지정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영진 문체부 영상콘텐츠산업과장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체등급제가 이번 기회에 도입될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으자는 데 다 한 마음인 걸로 이해한다”면서도 “지정제 부분은 물론 사후관리도 있지만 온라인서비스물 특성상 유통이 굉장히 쉬워 잘못 퍼지면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 과장은 “지정제로 시작해 안정화되면 신고제로 전환하는 것도 정부가 생각하는 방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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